(기자의눈)학자금 대출 손놓고 있으면 안 된다
2012-06-13 14:48:35 2012-06-13 14:49:19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손 벌리지 않고 내 힘으로 학비를 해결하면 되는데, 학자금은 대출을 받으면 돼요. 그리고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첫 월급을 받으면 보여만 드리고 학자금 대출을 갚으면 돼요"
 
이는 최근 방영된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이란 코너에서 학자금대출의 실상을 꼬집은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73만명이 총 2조6814억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을 만큼 학자금 대출은 이제 일부 계층의 얘기가 아니다.
 
소득 계층에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저금리의 학자금 대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취업난으로 상환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대로 계속 규모를 늘려나간다면 대출자와 정부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대학생들 앞에서 "아내와 내가 대학 학자금 대출을 다 갚은 건 불과 8년 전이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학자금 대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학자금 대출이 대선 이슈 중 하나로 부각되면서 여러 논의가 활발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기준 대출 총액은 8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향후 2~3년 내에는 1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상환기일을 경과한 대출잔액은 약 850억 달러로 전체 대출잔액의 9.8% 수준을 차지하면서 사회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
 
학자금 대출의 급증과 대출자들의 상환능력 저하로 학자금을 대출 받은 졸업생뿐 아니라 부모, 연방 및 주정부, 교육기관, 금융회사 모두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출해주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계속해서 무작정 대출을 늘린다면 우리나라도 다른 국가들처럼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하는 건 시간문제다.
 
계속해서 학자금을 대출해 주자니 빚덩이만 늘어나고, 대출을 줄이자니 본래 취지였던 교육 평등권을 놓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자금 대출 규모 자체를 줄이기 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이 도출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역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더 늦기 전에 사회적 논의와 합의 그리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교육부와 대학은 학생들의 학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기금 확충이나 비용절감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서로 '방안을 마련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또 학자금대출을 관리하는 한국장학재단에서는 학자금 대출과 연체에 관련된 정확한 통계와 보고체계를 마련해 실태 파악과 위험수준 도달시 대응 방안 등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학자금 대출은 사회에 나가자마자 빚더미에 눌려있는 대출자 개인들의 문제인 동시에, 쌓여가는 대출에 따른 부실은 금융시장에 대 혼란과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유로존 등 외부 위험요인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금융부실마저 확대된다면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학자금 대출 문제를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이상 늦기 전에 정부와, 대학 그리고 한국장학재단은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심각성을 인식, 하루빨리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고 상환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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