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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공매도가 주범?
2012-05-14 17:46:06 2012-05-14 17:46:46
[뉴스토마토 김용훈·홍은성기자]  삼성전자(005930) 주주가 아닌 이가 삼성전자 주식을 팔 수 있을까? 단순히 생각하면 말이 안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답은 '있다'이다.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후 빌린 주식을 되갚는 식의 '공매도'를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빌린 시점의 주가보다 갚을 때 주가가 더 낮다면 그 기간 발생하는 차익을 취할 수도 있어 짧은 시간 쉽게 돈을 벌 수도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공매도 거래량은 5억3593만2000주이며 거래대금은 4조4445억1500만원이었다. 이날 공매도 거래량은 이달 2일 거래량 6억5303만7000주, 거래대금 6조6882만3600주보다 적은 규모다.
 
월초와 비교해 공매도 거래가 다소 줄어든 것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셀트리온(068270)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셀트리온은 공매도 세력이 매매차익을 얻기 위해 거짓루머를 퍼뜨려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앞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 회사는 무상증자 방침까지 발표해 기존 주주들로 하여금 공매도 세력에 빌려준 주식을 다시금 회수하게 만들었다. 무상증자의 경우 해당 시점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다면 배당되는 주식을 받을 수 없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는 비단 셀트리온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의 특성은 전체 국내 증시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매도(+공매도) > 매수'..코스피 1910선까지 급락
 
국내 주식을 사는 이가 파는 쪽보다 많아야 지수가 상승한다. 그런데 없는 주식까지 빌려서 팔게 되면 전체 매도 규모가 실제보다 늘어나 코스피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엔 셀트리온의 사례처럼 빌린 주식을 갚아야 할 시점에 해당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짓루머를 유포하는 사례까지 나타나 공매도가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의 주범이란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이 공매도 세력이 거짓루머를 퍼뜨려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공매도가 국내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는 점에 대해선 의견을 같이 했다.
 
코스피가 상승하기 위해선 국내 주식을 사려고 하는 세력이 팔고자 하는 세력보다 많아야 하는데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 이들의 공매도까지 보태진다면 수급 관점에서 매수세력이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낼 때 금융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내놓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지난 2010년 2월 2조7314억원에 불과했던 공매도 거래대금이 최근 6개월 새 다시 5조~7조원까지 급증했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 한시적 공매도 금지 방안을 내놓았다. 공매도가 금지됐던 작년 8월10일부터 11월9일까지 코스피는 1790.17에서 1907.43으로 117.36포인트(6.56%) 올라 그 효과를 입증했다.
 
◇공매도 의미? "떨어질 걸 기대하고 파는 것"
 
문제는 공매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종목이다.
 
즉, 주식을 빌렸지만 아직 팔지 않은 물량이 많은 종목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셀트리온이 무상증자를 결의한 것도 주식을 빌려준 이들이 주식을 빨리 걷어들이게 하기 위함이었다.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종목은 1조4507억원이 거래된 LG전자(066570)였다.
 
이어 삼성전자(1조893억원), SK하이닉스(000660)(7415억원), OCI(010060)(5080억원), 현대차(005380)(4931억원), 호남석유(011170)(3721억원), LG화학(051910)(3447억원), KODEX 200(069500)(3310억원), S-Oil(010950)(3293억원), POSCO(005490)(3264억원) 등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공매도 물량은 지속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차거래잔고가 가장 많이 남은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11일 현재기준 4조1071억원어치 대차거래 잔고가 남아있다.
 
이어 POSCO(2조8703억원), LG전자(2조5771억원), OCI(1조6053억원), 현대차(1조2920억원), LG화학(8611억원), 기아차(7769억원), 삼성SDI(7719억원), 현대중공업(7469억원), SK하이닉스(7362억원) 등이다.
 
시가총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수급에 취약한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1611억원을 기록한 셀트리온(068270)이었다.
 
네오위즈게임즈(095660)(515억원), 메디포스트(078160)(367억원), 서울반도체(046890)(332억원), 다음(035720)(216억원), 원익IPS(030530)(208억원), 덕산하이메탈(077360)(198억원), 에스엠(041510)(163억원), 차바이오앤(085660)(158억원), 안랩(053800)(121억원) 등도 상위 10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처분하지 않은 주식이 많이 남아있는 종목도  역시 셀트리온이 압도적이다. 현재 셀트리온 대차거래 잔고는 6388억원으로 2위인 서울반도체(046890)(1345억원)보다 훨씬 많다. 단, 무증이 진행되면 잔고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어 덕산하이메탈(077360)(586억원), 원익IPS(030530)(547억원), 네오위즈게임즈(095660)(398억원), 안랩(053800)(307억원), 차바이오앤(085660)(303억원), 태광(023160)(259억원), 다음(035720)(255억원), 멜파스(096640)(248억원) 등도 대차거래 잔고가 높은 종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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