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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임대상가 '먹튀 세입자' 주의보
시장 침체에 상가 분양실적 올리기 위한 사기 광고 기승
2012-04-18 16:24:42 2012-04-18 16:25:02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 A씨는 은퇴를 앞두고 수익형 부동산 상품인 상가를 분양받았다. 선임대 상가로 세입자가 이미 정해져 있어 세입자 찾을 걱정은 안 했는데, 분양 받은지 한달 만에 세입자가 영업 부진을 이유로 나가버렸다. 이 상가는 두 달째 공실로 남아있다.
 
분양 회사에 “세입자가 한 달 만에 나가버렸으니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계약대로 이미 한번 구해줬기 때문에 더 이상 의무가 없다”는 말 뿐이다. 분양을 하기 위한 가짜 임차인으로 보인다.
 
# B씨 역시 최근 선임대상가를 계약했다. 누구나 알만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들어오기로 약정서를 확인하고 안심하고 상가분양을 받았다. 하지만 이 프랜차이즈 업체는 상권 침체를 이유로 실제 계약은 하지 않기로 해 이 상가는 공실로 남았다. 이 약정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허위세입자·무효력 약정서로 투자자 유혹
 
임차인을 미리 확보한 후 분양을 하기 때문에 임대 걱정이 없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대안으로 꼽히는 선임대 상가. 하지만 계약 후 임차인이 서둘러 가게를 정리하는 등 먹튀 계약이 늘면서 투자자의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소장은 “요즘 상가 분양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안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선임대 후분양같은 미끼 제시하며 분양률을 끌어 올리려는 업체들이 많다”고 밝혔다.
 
실제 좋은 입지여건과 높은 개발 기대감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판교의 경우 주택 시장과는 다르게 상가시장은 분양에 애를 먹고 있다.
 
상가정보업체인 에프알인베스트먼트의 최근 조사 결과 동판교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 4개 상가건물의 공실률이 70.3%에 이른다. 상가 10곳 중 7곳이 비워있는 셈이다.
 
◇분양 직원 이직 잦아 피해보상 어려워
 
문제는 선임대 상가의 경우 법적인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선임대 후분양 조건은 통상 분양회사의 마케팅 옵션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생길 경우 분양 직원 개인의 잘못으로 인정돼 피해액을 구제받기 힘들다.
 
미래경제부동산연구소 이정찬 소장은 “계약서가 분양사 직원이 아닌 시행사나 신탁회사와 함께 작성해야 그나마 법적인 다툼이라도 가능하다”며 “법적인 다툼으로 가면 자금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전액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선임대상가 계약시 ▲임차인 혹은 약정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계약 여부 ▲1년 후 재계약 규정 여부 ▲임차인이 사업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 혹은 면허가 필요한 업종의 경우 면허 여부를 확인해야 먹튀 선임대 상가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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