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재벌 손보기' 본격화..재계는 '부글부글'
2012-01-31 08:28:21 2012-01-31 08:28:24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앵커 : 어제 민주통합당이 재벌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재벌세'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기업이 계열사를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에 대한 문제점이 많기 때문에 과세로 후유증을 줄여보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요. 재벌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고, 재계는 어떤 반응인지 이형진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 재벌세는 지난 29일 민주통합당사에서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기자간담회 도중 '재벌세 신설'이란 표현을 사전 예고없이 발표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유 교수는 이날 재벌세 추진과 대기업의 계열사 과다 보유에 따른 과세 강화 등 경제력 집중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재벌세는 현재 과세 대상이 아닌 대기업의 계열사 주식 보유분 배당금을 기업 수익에 포함해 법인세를 매기는 방식과 계열사 투자를 위한 차입금의 이자 비용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과세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재벌세는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지 않고 현행 법인세의 보완·강화에 가까운 내용입니다.
 
앵커 : 소위 말하는 대기업, 재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죠. 재벌 등 대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도 공식 입장은 없고, 다만 재벌세 도입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만 했습니다.
 
아직 재벌세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생각인거죠. 그도 그럴 것이 공론화가 된 적도 없고, 입법화 과정에 돌입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입장 표명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 공식 입장이 없다면 재벌 등 대기업의 별다른 반응은 없나요?
 
기자 : 아뇨. 그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재벌세를 도입하면 기업은 세금을 내고 남은 순이익에서 배당을 하기 때문에 배당받은 개인(소득세)이나 법인(법인세)에 또 세금을 매기는 것은 동일한 과세표준(이익)에 대해 두 번 세금을 물리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세 부담이 늘어나겠죠.
 
또 대기업 계열사 투자를 위한 차입금 이자를 비용(손금)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도 부작용의 우려가 일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들이 자주 내놓는 이윤데, 투자를 위해 은행권에서 돈을 빌릴 수 있겠냐며 투자를 꺼리게 되고,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주장이 가능해지는 거죠.
 
앵커 : 과세를 강화하게 된다면 일단 대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는 정책이겠어요.
 
기자 : 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이 이 부분에 대해서 적극 얘기하고 있고요. 민주통합당이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입법화 과정에서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 법적으로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예전같은 경우에는 대기업 내부 거래에 대해 총 매출의 30%를 넘게 되면 초과분 만큼 해당 기업의 주요 주주에게 세금을 물린다던지 이런 총출제나 하도급 전면 혁신, 과세에 대한 정책 입안이 여러가지로 나오게 되면 대기업들은 기업하기 힘들다 이런 이야기를 했구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대기업의 탐욕에 손을 봐야한다는 게 전 지구적인 열풍인데다가 한국은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이런 기류를 가만히 둘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나 중소기업의 먹을거리를 뺏는 행태들을 고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기업들은 전처럼 버티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거죠.
 
앵커 : 그렇다면 재벌세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 내수와 수출을 전담하는 대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면서 기업하기 힘들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사실 대기업 빵집 논란이나 동네 상권을 침입했던 모습, 대기업 SI 기업들이 내부 물량을 소화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했던 것을 볼 때 대기업의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고요.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합의없이 포퓰리즘 형태로 일방적 밀어부치기식으로 진행할 경우 기업하기 힘들다는 소리도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대기업이 타이밍을 놓친 부분도 있습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진행했을 때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자정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면 이 정도 까진 오지 않았을텐데 대기업들이 이미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려고 하다가 수세에 몰린 상황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앞으로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여야가 이렇게 진행하는 것을 보면 거의 이 안대로 진행된다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이 상황에서 대기업은 어떻게 신성장동력을 찾을 것인지,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 등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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