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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관악을 후보등록, 본선까지 '첩첩산중'
야권연대 성사 여부에 재선 가능성 달려
2012-01-18 12:05:09 2012-01-18 12:05:0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는 과연 4.11 총선에서 지역구를 돌파하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통합진보당 대변인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대표가 18일 오전 9시30분 서울 관악구 선거관리위원회에 관악을 19대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진보통합을 지휘하는 와중에서도 작년 10월 30일 관악구 서원동에 지역사무소를 개소하고 출마 준비를 진행해왔다.
 
대변인실은 "이번 예비후보 등록은 당 대표로서 앞장 서 진보정치의 수도권 돌파를 지휘하고, 통합진보당의 안정적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이 대표의 의중을 전했다.
 
관악을은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최다 득표(62.7%)를 기록한 지역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곳이라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통합진보당 이동영 구의원이 활동 중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향후 관악지역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설날 맞이 방문과 노인 및 소외계층 복지상황 점검 등을 시작으로 민생행보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 대표가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면 입지는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1944년생)와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1952년생)과 더불어 대한민국 정치사에 여성 당 대표시대를 열어가고 있지만, 40대(1969년생)의 약관으로 전도가 유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18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과 자신이 직접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희소식'을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한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진보통합 과정에서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리더십을 보여 통합진보당을 출범시킨 것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현 시점에서 소위 '잘 나간다' 하더라도,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공동공약으로 하는 야권연대를 민주통합당에 제안했지만, 민주통합당은 대통합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야권단일 후보 선출에 난항이 예상되는 형편이다.
 
더구나 현역인 김희철 의원이 관악을에서의 선거운동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리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 중이다. 정태호 전 참여정부 대변인도 예비후보로 등록해 이 대표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의 배후 실세인 이해찬 전 총리가 "이 대표가 관악에서 하려면 경선하는 수밖에 없다"며 "김희철 의원이 양보할 사람도 아니고, 현역더러 양보하라는 게 별 설득력도 없다. 지금은 경선해서 이 대표가 이기기 어려운 조건이다. 져도 좋다면 하고, 아니면 다른 쪽으로 옮기는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부담이다.
 
지난 16일 리얼미터의 주간 정례조사 결과 3.2%의 지지율에 불과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가 필요한 일이냐는 민주통합당 내부의 목소리도 이 대표의 지역구 돌파에 걸림돌이다.
 
민주통합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내달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박원순 시장의 입당이 거론될 것"이라며 "통합진보당도 그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해,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제안에 아예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지난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비례대표는 의원도 아니다. 지역구를 뚫어야 진짜 정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며 "회의적으로 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총선승리를 위한 야권연대기구'를 양당 대표 책임 하에 빠르게 구성하자"며 "정당지지도 등을 고려하고 지역독점을 해소할 합리적인 기준에 입각하여 상호 호혜적인 방식으로 합의를 이끌어 야권단일 후보를 내자"는 이 대표의 제안은 공허해 보이기까지 하다.
 
진보정당의 대표로서 지역구 출마를 야심차게 선언했지만 본선은커녕 예선에 대한 전망마저 불투명해 보이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통합진보당이 17일 한명숙 신임대표의 내방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도 이 때문이지만, 이날 오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석패율제도를 도입키로 합의한 것이 알려져 별 의미가 없어졌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18일 기자를 만나 "석패율제도는 비례대표가 줄어드는 것으로 우리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 (민주당은) 전화 한 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겉으로는 연대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힘으로 야권연대를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 야권연대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 대변인은 야권단일 후보 선출에 대해서 "각자 힘들게 내부 경선을 한 뒤 단일화를 하는 방안은 어렵다"며 "민주당이 야권연대 논의에 미온적인 것은 3월까지 시간을 끌어 힘으로 몰아 부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높은 인기와 지명도, 반 MB·한나라당 정서를 고려할 때 결국 이 대표의 지역구 돌파의 필요조건은 야권연대이다. 본선보다 예선이 더 어려워 보이는 이 대표가 4월 11일 저녁에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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