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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쇼크' 도이치증권, 혐의 전면 부인
2월 법원 인사 ..빠른 결론 어려울 듯
2012-01-09 16:31:24 2012-01-09 16:31:28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지난 2010년 11월 11일 '옵션쇼크'의 배후로 지목된 도이치증권·은행의 임직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9일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외국인 직원 3명과 한국도이치증권 주식파생상품 팀장 겸 상무 박모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 도이치, 혐의 전면 부인..외국인 임원 3명 불출석
 
이날 재판에 참석한 박씨와 한국도이치증권 측은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모두진술을 통해 "주가를 급락시켜 488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면서 "장내 파생상품에 대한 기초적 신뢰를 하락시켰다"고 이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밝혔다.
 
이에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검찰의 모두진술을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며 자세한 피고인측 모두진술은 다음 공판에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박씨와 한국도이치증권과 함께 기소된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외국인 직원 D씨와 P씨, B씨는 이날 재판에 불출석했다.
 
검찰 측은 외국인 직원 3인의 출석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3인 모두 금융감독원이 보낸 간단한 질문서에는 답변을 했지만 검찰에 출석하지는 않았다"면서 "P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률적 의견서를 보내기도 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법원은 외국인 피고인들을 위해 통역사를 두 명 불러왔지만 이들은 외국인 피고인들의 불출석으로 돌아가야 했다.
 
◇ 2월 법원인사..빠른 결론 어려울 듯
 
오는 2월에 예정된 법원인사와 전문성을 요하는 사건의 성격 탓에 재판에 빠른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재판을 맡은 김형두 부장판사는 "오는 2월 법원 인사를 앞두고 있다"면서 "현재 재판부가 사건을 끝까지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이어 "법원 인사가 나기 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증거 인부 등은 모두 해놓을 것"이라면서 "다만 구체적인 모두 진술은 새로운 재판부에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또 "이 사건을 대략 살펴보니 무척이나 전문성을 요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판사들의 이해를 도울 논문이나 자료가 있으면 참고자료로 제출해달라. 판사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른바 '옵션쇼크' 재판은 새 재판부가 꾸려지는 오는 3월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옵션쇼크' 사건은?
 
옵션쇼크 사건은 지난 2010년 11월 11일 별다른 악재 없이 장 마감 직전 주가가 폭락한 사건을 뜻한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옵션쇼크 사태가 도이치은행 임직원들이 벌인 치밀한 주가조작 범죄로 보고, 지난해 8월 도이치증권 임직원과 도이치은행을 기소하는 한편 부당이득 448억원을 압수했다.
 
검찰은 도이치 측이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보는 풋옵션 11억원 어치를 미리 사들인 뒤 옵션만기일에 주식을 무더기로 팔아치워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주가 하락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장 마감 직전 10분(오후 2시50분~3시) 동안 도이치 증권이 소유한 2조 4천억원 가량의 주식을 직전가 대비 4.5~10% 낮은 가격으로 7차례에 걸쳐 매도했고 이에 코스피지수는 53.12포인트 폭락했다.
 
코스피지수 폭락에 따라 도이치은행은 10분 만에 448억원을 벌어들였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손쓸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1천4백억 원의 손해를 봤다.
 
검찰은 이들이 범행 4~5일 전부터 매도 물량 확보를 위해 다른 금융기관에 빌려줬던 주식을 돌려받는 등 치밀한 사전준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대량 주문 사전테스트도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형사재판 결과는 도이치 증권과 은행을 상대로 낸 개인·법인의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와이즈에셋자산운용(10억원)을 시작으로 시작된 민사소송은 하나대투증권(764억원)·국민은행(7억원)·키움증권(67억원)·미국계 헤지펀드 에버레스트 캐피털(10억원)·LIG손해보험을 포함한 5개 보험사(330억)까지 가세하며 손해배상 청구금액만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들 재판은 형사사건이 모두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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