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7번 국도는 '원전국도'
특정 지역 밀집도 높아 우려 제기
입력 : 2011-12-23 18:47:05 수정 : 2011-12-23 18:48:26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동해안을 따라 늘어선 7번국도가 원자력 발전소 밀집지대로 떠오르면서 '원자력 르네상스' 주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 등 두 곳이 최종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가 더욱더 밀집된 경상북도 동해안권은 오히려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단위면적당 원자력발전소의 밀집도가 커지는만큼 사고가 날 가능성도 커지고, 핵시설로 인해 방사능 오염과 해양 생태계 파괴, 주민간 갈등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핵발전소 세계 5위, 밀집도 세계 1위
 
무엇보다 우리나라 동해안은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 2006년 경상북도 울진 등 국내 4개 원전단지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후 발행한 '원전부지 최대 지진력 평가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에 6.2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헌철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으로 일어난 지각 불균형이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쳐 강진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과거에도 6.5정도의 지진은 발생한 바 있고 앞으로도 7.0 이상의 큰 지진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진이 아니더라도 해상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동해안을 덮칠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형태의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교수는 "쓰나미가 10m 이상의 높이로 덮칠 경우 원자력발전소 속으로 들어가서 침수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원전 방호벽을 바다 쪽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제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의 경우 양산단층대 활동으로 인한 지진 발생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최근 울진과 고리원전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잇달아 가동을 중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은 국민을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10년 동안 원전이 고장으로 멈춘 횟수는 모두 102건이다. 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의 불안감이 전세계를 뒤덮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만 원전이 7번이나 멈춰섰다. 
 
◇동해안 7번 국도는 '원전 국도'
 
경상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원전의 절반이 집중돼 있고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까지 있어, 경북 동해안이 원자력 수출기지로 가장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동해안이 원전부지로 적합한 이유로 부지가 견고하고, 바닷가에 인접해있어 충분한 냉각수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수원은 설명하고 있다. 
 
또 경북지역 동해안은 비행체 추락이나 주변산업시설 등으로부터 화학물질과 가연성 가스 폭발 등 인위적 재해 가능성이 적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토가 넓고 냉각수 확보에 어려움이 없는 일부 국가는 대도시 근처에 원전이 운영되기도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동해안이 적격이라는게 한수원의 분석이다.
 
또 낙후된 지경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원전이 이용되기도 했다.
 
경상북도는 전체 21기 중 10기가 가동중이고, 4기의 신규 핵발전소와 중·저준위 핵폐기물 처리장까지 건설되고 있어 세계 최대 핵 밀집 단지로 변하고 있다.
 
 
<자료=한국원자력산업회의>
 
하지만 핵시설로 인안 방사능 오염과 해양 생태계 파괴 등의 우려로 정부와 주민들 간에 갈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환경연합 일본원전사고비상대책위원회의 한숙영씨와 김현경씨가 지난 3월에 발행한 '우리나라 원전 현황 및 주요 사고일지'에 따르면 고리와 울진 원자력 발전소는 핵 연료봉이 손상되는 사고가 있었고, 월성과 영광 발전소에서도 증기가 누수되는 등 피폭이 감지된 사고가 여러차례 있었다.
 
또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는 이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처분하고 폐원자로를 해체하고 철거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당장 올해로 가동 33년을 넘긴 고리 1호기는 이미 수명을 넘겼고, 월성 1호기는 내년에 수명 만료 연도에 도달한다.
 
양이원영 환경연합 기후에너지국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핵발전소를 가지고 있어 원전 사고가 난다면 한국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도 기술적으로 포기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과 고속 증식로 등 핵 폐기물 시설까지 들어서면서 동해안 '7번 국도'는 '원전 국도'로 변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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