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사망]'실세' 장성택, 김정은에 약일까 독일까
장기적으로 권력갈등 불거질 가능성 있어
2011-12-20 15:57:00 2011-12-20 15:58:38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정일이 3남이자 후계자 김정은에게 권력을 승계하던 중 갑작스레 사망한 만큼,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확고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주된 분석이다.
 
대신 김정은의 후견인이자 고모부로서 장성택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
 
당초 김정일의 계획은 빠른 시일 내에 김정은을 자신이 김일성으로부터 승계받은 조선노동당(이하 노동당) 조직지도부 수뇌 혹은 국방위원장까지 끌어올리는 것이었지만, 김정은은 국방위 부위원장에도 채 오르지 못한 상태. 그는 현재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내년 봄 정도까지 기한을 두고 김정은을 승격시키려던 중 권력승계 과정이 중단된 만큼, 현재 김정은보다 지위가 높은 세력이 많다는 점을 북한 권력판도의 변수로 꼽는다.
 
권만학 경희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20일 "현재 북한에는 김정은 뿐 아니라 고모부 장성택, 장성택의 부인(별거 중)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보다 높은 사람들도 있다"며 "김정일이 없는 지금, 이들이 과연 얌전히 자리를 비켜주겠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권 교수는 "김정은이 북한 내부적으로 그 나름대로의 정치질서를 마련코자 고군분투하겠지만,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의 지지세력조차 현재의 김정은까지 지원할 것이라 보긴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든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아직 김정은에게 북한 정권을 쥐락펴락할 수준의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역시 국제사회의 시선이 장성택에게로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정일 사망 이후 장성택이 그만큼 핵심권력의 키를 쥐게됐기 때문.
 
장성택은 김정은이 권력승계를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든든한 후견인 역할도 할 수 있지만, 젊은 김정은에 대한 반대세력이 커져 더이상 함께 가는 데 부담을 느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권 교수는 "김정일이 생전에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군보다 당에 무게중심을 실어주는 분위기였다보니 북한 내부에선 당과 군 사이의 갈등도 불거지는 추세"라며 "어린 김정은이 이같은 잡음을 완화시키는 데 실패하고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질 경우 (장성택이) 정치에서 정은을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혼선의 과정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2년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北내 권력 갈등 장기적으로 불거질 듯
 
권력승계 과정이 복잡하고 긴 시간을 요하는 만큼 갈등도 단기에 부각되기보단 장기적으로 고개를 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9년 '김정일의 북한 어디로 가는가'를 저술한 우승지 교수는 "북한 내 공동체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엘리트들 사이의 분열이 조기에 가시화되기보단 2~3개월 정도 김정은 아래로 세력이 뭉치는 구심력이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장성택이 독자세력을 구축할 개연성은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장성택과 그 세력이 김정은의 것보다 더 많은 힘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현재로선 힘의 균형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해외 전문가들도 장성택 동향 '예의주시'
 
해외 전문가들 또한 장성택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사망 이후 장성택이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우고,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북한을 이끄는 집단 지도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게오르기 톨로라야 한국연구소장은 "김정은이 독자적으로 정권을 장악하기엔 김정일의 사망이 너무 빨랐다"며 "앞으로 수개월에서 1년 정도는 장성택을 중심으로 김경희 또 김 위원장의 부인 김옥까지 공동으로 북한의 정책을 결정하는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란드 과학대학의 니콜라스 레비 전문위원도 "29살의 경험이 부족한 김정은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다스릴 수 없을 것"이라며 "장성택이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김정은이 북한 지도 체제의 '얼굴'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이어지는 혈통 덕에 전면엔 김정은이 서겠지만, 실세는 장성택이 휘두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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