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이탈리아와 그리스 총리의 퇴진에 세계 금융시장은 쾌재를 불렀지만, 아직 양국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대내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자진 사퇴를 선언하자, 미국과 유럽증시는 1%안팎의 상승세를 굳혔다.
그러나 쾌재를 부르기 무섭게 시장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스에서는 여야간 이견이 여전하고, 이탈리아에서는 후임 총리가 누가 될지, 혼란스러운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 伊총리 개혁안 처리후 사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르면 다음주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예산지출안은 하원 표결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321명이 대거 기권한 가운데 찬성 308표로 가결됐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는 총리는 위기를 맞았다. 재적 630석 중 과반인 316석을 얻는 데 실패하면서 정권 유지에 필요한 다수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이번 표결을 통해 여실히 입증된 것.
이에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다음주 의회가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이탈리아 경제 구조조정안을 승인하면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의 사임 소식이 당장에는 호재가 됐지만, 어떤 총리가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갈 것인지를 두고 시장은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마크 루커빌 카슨웰스매니지먼트 자문도 "이탈리아가 새로운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누가 후임이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똑같이 낡은 인물이 추대된다면 시장은 또다시 흔들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차기 총리 후보로는 마리오 몬티 밀라노 보코니대 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는 과거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 그리스, 새총리로 파파데모스 결정..여야 진통 여전
그리스 여야는 임시 연립정부를 이끌 새 총리로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를 선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파파데모스 새 총리는 내년 2월 19일까지 그리스 연정을 이끌게 된다.
새로운 내각이 출범되면서 그리스 긴축재정 조치는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연정은 출범 후 바로 2012년 예산안과 구제안 이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한 의회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12월 국채 만기 도래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1야당인 신민당 당수가 2차 구제금융안에 담긴 재정긴축과 경제개혁 조치의 이행을 서면으로 약속하라는 유로존의 요구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는 성명을 통해 확약서 제출 요구에 대해 "국가에 대한 존엄이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리스 경제와 유로화를 보호하기 위해 2차 구제안의 이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수차례 표명했다"며구두 약속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투자자들은 그리스 국채 투자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그리스 국채의 가치를 당초 매입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내렸기 때문.
요제프 아커만 도이치뱅크 최고경영자(CEO)는 "그리스 민간채권단이 손실을 입게 되는 상황은 ‘예외적인 것’이 돼야한다"며 "누가 위험을 감수하고 국채에 투자하려고 하겠느냐"며 민간 채권단의 입장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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