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현대기아차, 유럽 공략 현장을 가다'
①현대기아차 "신차로 유럽 위기 정면돌파"
2011-11-01 11:26:22 2011-11-01 12:52:46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가운데 거둔 성과다. 현대기아차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차를 앞세워 유럽의 재정 위기를 정면돌파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시점에 현대기아차가 또 한번의 재도약 기회를 맞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유럽 현지를 다녀왔다. 현지 판매법인과 딜러점에서 유럽 공략을 위한 전략을 살피고, 대표적 생산현장인 현대차의 체코 생산법인도 둘러봤다. 또 현대기아차의 현지 진출과 함께 동반진출한 협력사들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동반성장 실태도 점검해 볼 예정이다.  [편집자]
 
자동차의 본고장으로 손꼽히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세계 3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열린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곳이다. 거리에는 전세계 각국의 명차들로 들어차 있다.
 
명차들이 즐비한 도로를 따라 프랑크푸르트 도심지로 들어서면 고층빌딩은 온통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 도심지 입구에 눈에 띄는 빌딩 하나가 바로 붉은색 로고를 달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유럽총괄법인(KME) 건물이다.
 
지난 2007년 6월 준공된 지상 11층, 지하 2층의 연면적 8685평의 빌딩에는 기아차 유럽총괄 법인 주재원 18명 등 110명과 계열사 직원 등 295명이 근무하고 있다.
 
◇ 기아차, 모닝·스포티지 + 씨드·벤가 호조..유럽 점유율 2%
 
기아차(000270)는 경차 모닝과 스포티지의 약진속에 유럽 현지 전략 모델 씨드와 벤가를 중심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모닝은 지난 9월까지 총 3만9142대가 팔려 전년대비 2.3% 늘며 기아차 판매비중 18.6% 차지하고 있고, 스포티지는 9월 누적 4만7868대가 팔리며 전년대비 158.2% 급증하며 22.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 전략모델인 씨드는 2008년 11만2373대에서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9월까지 총 5만2100대가 팔리며 판매비중 24.7%로 여전히 최고 인기차종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또 벤가도 9월까지 3만2973대가 팔려 전년대비 28.1%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전략 차종의 인기에 힘입어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이 설립된 지난 2002년 0.5%에 불과했던 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이후 꾸준히 늘어 올해는 2%대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초 1.6%였던 점유율은 지난 4월 2%대에 올라서더니 지난 9월에는 2.6%까지 치솟아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가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판매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유럽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 회장은 당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업체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던 저력을 가지고 있다"며 "유럽 전략형 신차들이 성공적으로 유럽 판매를 견인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
 
◇ 신형 리오·K5 출시.."2013년 고객만족도 유럽 톱10 진입 목표"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의 자체 유럽 고객 브랜드 선호도 요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는 '차의 성능'에 따라 브랜드 선호도가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워런티(Warranty)는 이미지 제고에 한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차는 이에 따라 지속적인 신차 투입과 함께 전차종 7년 보증서비스(7 Year Warranty)를 내세워 품질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해 21위에서 오는 2013년에는 '유럽 톱10 브랜드'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형 리오의 판매 확대를 위해 광고 등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5도어에 이어 3도어 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다양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국내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5를 하반기 중 유럽에 출시해 그동안 판매가 적었던 중형 세단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 차량(MPV) 시장 확대에도 대응해 유럽 생산모델인 스포티지R과 벤가를 중심으로 하반기 판매를 이끌어 나간다는 계산이다.
 
폴 필포트(Paul Philpott) 기아차 유럽총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유럽은 좋은 제품과 함께 디자인이 좋은 차를 선호하고, 특히 기아차는 B세그먼트(소형차)가 50% 이상 판매됐다"며 "북유럽과 달리 남유럽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것을 고려해 B세그먼트를 강화해 디자인 등 좋은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스포티지와 벤가가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다만 문제점은 공급 부족인데 내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이를 해결할 것이고, 내년에 씨드 2세대가 론칭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현대차, i시리즈 라인업으로 승부..딜러 연내 2500개로 확대
 
현대자동차도 신차를 통한 정면돌파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미 출시된 i40와 벨로스터 등 신차의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형 차급(D세그먼트) 판매 확대 선봉장인 i40는 대대적인 광고와 판촉, 홈투홈 서비스 등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유럽 공략의 일등공신인 신형 i30까지 가세해 i10, i20까지 i시리즈의 완성을 통해 유럽 공략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i시리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대째 자동차 딜러를 하고 있다는 현대차 아우토젠트룸 괴레스 딜러점의 한스 페테르 괴레스(Hans-Peter Goeres) 사장은 "고객들이 현대차의 디자인과 품질, 성능 등 모든면에서 크게 나아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인 2001년부터 현대차를 판매해 왔고, 작년부터는 함께 취급해 오던 다른 브랜드를 접고 현대차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현대차만큼 지난 10년간 판매량이나 품질면에서 빨리 성장해 인정받는 브랜드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출시한 i40에 대해 "그동안 전통적으로 독일이 강세인 D세그먼트(중형차 시장)에 경쟁모델이 없었는데 i40로 제대로 붙어 볼 계획"이라며 "i40가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고 독일이 위치한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돼 독일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도 갖추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아우토젠트룸 괴레스 딜러는 지난 2007년 396대에서 2009년 628대, 2010년 481대를 팔았고, 올해는 550대에서 600대 가량 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차 출시와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 유럽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것이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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