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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북리뷰)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경제심리학'
댄 애리얼리 지음; 청림출판 펴냄
2011-09-19 07:00:00 2011-09-19 07:00:00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지금 당장 행동하는게 귀찮아서 손해를 뻔히 예상하면서도 할 일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공과금을 기한내에 납부하는 일, 다이어트로 살을 빼는 일, 은퇴를 대비해 저축하는 일,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제시간에 약을 먹는 일 등이다.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고 결과까지 따질 수 있지만 '그냥 지금 하기 싫다'는 비이성이 작용해 행동을 무너뜨린다.
 
이러한 현상은 행동경제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완벽하게 이성적이거나 계산기처럼 정확하다는 가정을 하지 않는다. 인간이 실제로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를 관찰하는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이 비성적인 존재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로써 완벽한 합리성을 전제로 정립된 경제학의 ▲ 사람은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한다 ▲ 많은 액수의 돈이 걸려 있는 경우 실수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 시장은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다 등의 전제가 판단착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듀크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댄 애리얼리는 '경제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직장과 가정에서 벌어지는 인간 행동에 관한 진실을 밝히고 있다.
 
먼저 직장에서의 진실 중 하나는 높은 인센티브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돈을 받으면 그만큼 더 높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도한 동기의식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로 비이성이 작용한다면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상황에서 오히려 낮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성과급에서 동기를 촉진하는 요소는 유지하면서 과도한 압박감을 배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로 직원들에게 소규모의 보너스를 자주 지급하는 방법, 장기간에 걸친 성과를 기준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명한 것은 보상과 동기의식, 스트레스와 성과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기이한 성향과 비이성적인 행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연애에 관한 진실이 있다.
 
현실적으로 외모가 연애를 하는데 가장 영향력있는 요소라고 가정했을 때 미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에 적응하는 한 가지 방법은 '신포도 전략'을 이용하는 것이다.
 
신포도 전략은 너무 높은 포도나무에 달려있는 포도를 따먹지 못한 여우가 '저 포도는 분명 너무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라고 말한 이솝우화에서 따온 말이다.
 
자신들보다 잘나 함께 데이트하기 어려운 사람들(포도)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진 매력을 폄하하는 식(포도맛이 매우 실 거라고 생각)으로 자신의 한계 상황에 적응하려 한다.
 
이밖에 미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이 잘난 이성을 만나지 못할 때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 기준은 그대로 둔 채 유머나 인성 등 다른 특성을 중시하며 현실에 적응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우리는 연인이나 배우자의 화상, 뚱뚱한 몸매, 뻐드렁니에 단순히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이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외모 이면에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저자는 이를 '인간이 지닌 엄청난 적응력이 괴력같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책을 읽으면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 선택하는 비이성적 행동을 심리학적 실험으로 분석하고 그 대처 방안을 고민한 저자의 노력이 보인다.
 
더불어 책 제목처럼 두 학문의 융합에 대해서도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경제학의 기본인 수요·공급 그래프의 출발점이 인간 심리를 기반으로 한 만큼 심리학과 경제학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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