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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북리뷰)디지털시대가 던지는 일침..'퓨처 마인드'
리처드 왓슨 지음, 이진원 옮김, 청림출판 펴냄
2011-09-14 09:00:00 2011-09-14 09:00:00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페이스북, 트위터, 이메일, 문자메시지, 전화 등으로 휴대전화는 오늘도 쉼없이 울린다. 수시로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업로드(Upload)하고 소통한다.
 
이처럼 과거에 편지와 공중전화 등으로 대표되던 느림과 기다림의 소통은 디지털과 다양한 SNS, 인터넷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가속화되고 편리해지고 있다. 게다가 과거에 몇번을 뒤적여야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던 백과사전에 비해 요즘에는 원하는 정보와 그에 수반되는 추가정보까지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됐다.
 
별다른 노력 없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얻을 수 있다니 참 편리하고 쉬운 세상이 됐다.
 
◇ 디지털 발전의 총아 '스크린에이저'.. '이면'을 아는가
 
주위를 둘러보면 '컴퓨터와 인터넷에 매달린 젊은이'를 뜻하는 스크린에이저(Screenager)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때론 내 자신의 모습일 때도 있다. 스크린에이저는 휴대전화 알람으로 잠에서 깨고, 깨자마자 문자메시지와 SNS부터 확인한다. 또 스크린 기반의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친구들과 소통하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의 바다를 유영한다.
 
디지털의 발전으로 인한 생활의 변화는 굉장히 편리해 보이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컴퓨팅시스템과 인터넷에 익숙한 스크린에이저는 기억이 하드디스크에 보관된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필요한 정보는 구글에서 얻는다. 뭔가 잘못되더라도 리셋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피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곤 한다. 이러한 행동은 사고에도 영향을 미쳐 '디지털 사고'라는 새로운 종류의 사고로 이어지게 됐다.
 
◇ 디지털 기술, 인간 사고방식 '퇴화'시켜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이자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가 우리의 사고방식을 얕고 가볍게 만든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인터넷과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 방대한 정보가 빠르게 쏟아지므로 우리는 한 가지 문제에 대해 오래 생각할 수가 없어 빠르게 훑고 다음 정보를 대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깊은 사고를 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이처럼 풍부한 정보를 앞세워 인간의 사고를 확대해줄 것 같았던 기술의 발전은 사고를 단순하고 편협하게 만들어 오히려 인간의 사고능력을 퇴보하게 만들고 있다.
 
마크 바우어라인(Mark Bauerlein)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오늘날 학생들은 정신적으로는 민첩하지만 문화적으로는 무지하고, 자신과 가까운 디지털 거리의 사람들은 잘 알지만 좀 더 넓은 세계에 대해서는 놀라울만큼 무지하다"고 말했다. 저자는 스크린에이저가 기존의 철자법, 구문론, 문법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속도와 커뮤니케이션의 양, 정보 검색·습득만을 추구한다고 설명한다.
 
◇ 디지털 다이어트와 축복받은 단절
 
사실 남들보다 빨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니 디지털이 우리에게 주는 달콤함은 뿌리치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생각은 뻔하고 관습적인 사고에만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을 지금 당장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준다. 이에 저자는 '디지털 다이어트'를 통해 뇌를 비워야 하며 때때로 생각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체의 디지털 기기를 꺼 지루함이 주는 혜택인 '축복받은 단절'(Blessdly disconnected) 상태를 즐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럴 때 머리가 충전되고 사물을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한다.
 
빨라진 정보처리 속도와 많아진 정보의 양을 소화하기도 버거운데 창조적 아이디어까지 내야 한다면 더욱 사고의 효과는 떨어지고 사고능력은 손상될 것이다.
  
기술과 달리 인간의 두뇌는 유연하게 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여유와 휴식을 통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것이다. 깊은 사고는 변화의 원동력이 되므로 굉장히 중요하고, 개인에게 만족을 주며 스스로를 인간답게 느끼도록 해준다.
 
지금 혹시 해결은 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고 빠르게 들어오는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에 지쳐있지는 않은가. 닭가슴살만 먹으며 운동하는 다이어트도 좋지만, 이제 '디지털 다이어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 안 그래도 정신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좀 더 여유있고 창조적인 삶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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