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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美 고용쇼크..오바마·버냉키 선물줄까
2011-09-05 09:29:33 2011-09-05 17:41:02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수 증가율이 '제로'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한 층 더 짙어지고 있다.
 
8월 고용지표에서 희망을 찾고자 했던 시장의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고용지표 발표 후 뉴욕증시는 2% 넘게 급락했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미국 정치권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 일자리 증가율 '제로'·실업률 9.1% 고공행진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 증가율이 '제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만5000명 가량 늘었을 것이라는 시장예상치에 훨씬 못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치다다.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도 11만7000명에서 8만5000명으로 하향조정됐다.
 
민간부문 고용은 1만7000자리 늘었지만, 이 역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실업자수는 전달과 같은 1400만명, 실업률도 9.1%로 전달과 같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8월 일자리가 늘지 않은 직접적인 이유는 통신사업체인 버라이즌이 직원 4만5000명을 해고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 제조업 부문에서 3000명, 공공부문에서도 1만7000명의 일자리가 줄어 미국 고용시장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 악재 가득 美경제..침체로 가나
 
8월 고용 악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8월 한 달간 미국 채무협상 난항과 신용등급 강등, 허리케인 아이린, 버라이즌의 대규모 해고에 따른 파업 등 악재가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패트릭 오키페 J.H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현재 일자리는 2000년 1월과 같은 수준"이라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4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지금 살얼음판 위에 있다"며 "만약 9월과 10월의 지표도 나쁘게 나온다면 침체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런 젠트너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지 않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침체의 시작점에 있거나 이미 침체에 들어섰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몽고메리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40%로 내다봤다.
 
◇ 기댈 곳은 오바마·버냉키 뿐
 
이제 시장이 기댈 곳은 미국 정부의 정책 뿐이다. 당장 오는 8일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다 강력한 일자리 대책을 내놔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됐다.
 
시장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근로소득세 감세와 실업수당 적용기간 연장 등의 조치보다 한층 더 개선된 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철도·도로·학교·공항 등 인프라 개선에 인력을 투입하고 추가로 인력을 고용하는 업체에는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규제완화와 모기지대출 차환 등의 대책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정적자 감축을 결정한 상황이어서 비용이 드는 큰 정책이 나오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이달 20~21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새로운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그 중에서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시행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란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할 때 사용하는 수단으로, 단기 채권을 매도하고 장기 채권을 매입하는 것으로 통화량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로이터가 연준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채권 딜러인 프라이머리 딜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약 80%가 앞으로 6개월 내에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 금리 안정을 통해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장기 전망을 안정시키고, 주택담보대출금리 등 소비자 관련 금리도 떨어뜨리는 데 초점을 둘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3일 마감한 채권시장에서도 고용지표 발표 후 장기물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종가 기준으로 2%까지 밀리며 시장은 이미 이같은 전망을 기정사실화했다. 미국 국채 10년물이 종가 기준으로 연 2%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60여년만에 처음이다.
 
돈 리스밀러 스트라테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어 3차 양적완화를 꺼리고 있다"며 "9월 회의에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은행들에 대한 초과지불준비금 금리를 낮추는 것을 고려할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한은정 기자 roseha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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