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외국인의 매도세가 9일째 이어지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주식보유 비중이 높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번 증시 급락사태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 언제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온통 집중되고 있다.
12일 유가증가시장에서 외국인은 27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지난 9거래일 연속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운 주식은 약 5조857억원. 외국인 매도세는 제조업(973억원), 서비스업(660억원), 화학(407억원), 건설업(308억원) 등에 집중됐다.
최근 증시 하락의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과 유럽에서 들려온 대외 악재에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갑자기 매도로 돌아선 외국인 수급이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비중은 31%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외국인의 수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 2∼11일 보유 시가총액의 1.46%를 매도했다"며 "지난 2004년 5월 중국쇼크, 2008년 1월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경색 당시와 10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에 이어 네 번째로 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만일 외국인이 당시와 같은 매도세를 보인다면 아직 1조5000억∼2조원의 매도 여력이 남아있다"며 "외국인이 현재 위기를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리먼브러더스 파산만큼 혹은 더 큰 악재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여기다 연기금과 정부기관의 최근 9일 누적 순매수 금액은 2조8748억원으로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보유주식 대비 매도 강도가 지금보다 높았던 2008년보다 기관의 대응 강도가 높다는 점은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란 의미다.
하지만 이번 외국인 매도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신흥국 주식 자금 이탈의 성격보다는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자금인 77억 달러가 이탈됐지만, 신흥국 증시의 선진국 대비 상대 수익률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아태지역을 구성하는 25개 국가들의 연초부터 지난 1일까지의 연간 상승률은 -10.5%를 기록한 반면, 국내 증시는 오히려 6% 가까이 상승했다"며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했음에도 연초이후 현재까지의 수익률은 25개국 평균을 소폭 하회하며 차익실현의 목적을 일정 부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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