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세계경제 어디로)②한국, 가계·재정 건전성이 관건
2011-08-12 15:22:44 2011-08-12 15:23:25
미국 신용등급하락과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전세계 증시의 폭락 등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전세계는 위기의 강도와 깊이, 그리고 기간을 가늠하지 못한 채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위기의 원인과 실체는 무엇인지, 앞으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는 어떤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게 될지 전문가들의 두편의 글을 통해 진단해본다. [편집자]  
 
②한국경제, 위기 이겨낼 수 있나
 
태풍 무이파와 함께 온 미국 신용등급의 하락 충격이 우리 경제를 뒤 흔들고 있다. 이번 충격은 언제, 얼마큼 강하게 올지는 몰랐어도 올 것이라는 것과 왜 왔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대략 알고 있다. 우리 경제는 개방도가 매우 높아 대외 충격에 취약한데다 세계 경제의 3대축인 미국· 유럽· 중국은 모두 심각한 위험 요인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재정과 경상수지의 적자가 계속되는 데다 경기부진으로 실업률이 오랫동안 9%를 상회하고 있다. 유럽은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함께 국가 간 이해 대립으로 유로시스템 자체가 불안해지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거품과 고물가 등에 따른 경착륙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은 제로금리와 재정악화로 통화 재정 면에서의 정책수단도 거의 없는 상태이다. 
 
이번 충격이 앞으로 루비니 교수의 말대로 퍼펙트 스톰의 시작으로 세계 경제를 대재앙으로 빠뜨릴지, 아니면 시장의 과민 반응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화될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충격이 심하지 않은 주식시장의 조정만으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새로운 위기의 시작이라면 우리나라는 잘 견뎌 낼 수 있을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 기업 건전성은 양호, 가계·정부 부문 불안, 금융시스템도 취약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 증대, 단기외채 비중 축소 등 외화유동성 면에서의 대비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이는 2008년 위기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은행위기 성격이었지만 우리나라와 동유럽 등 주변 국가에서는 세계적인 신용경색에 따른 외환위기의 성격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옷을 바꾸어 입고 오는 경우가 많아 이번 충격은 외화유동성 부족보다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위기가 어떤 형태로 오든 가계, 기업, 정부, 금융기관 등 경제 주체의 건전성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이 강하다면 피해가 적을 것이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할까?
 
기업의 경우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재무건전성 등이 양호해 보인다. 그러나 가계는 빚이 계속 늘어나 소비나 저축여력이 크게 낮아진 데다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부동산 시장과 불안하게 연결되어 있다. 재정부문은 정부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재정건전성에 대한 인식이 정부와 민간 사이에 엄청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위기 시 시장은 보기 좋은 숫자보다 예상 가능한 최악의 숫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통계의 신뢰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부문의 경우 개별 은행의 재무 건전성은 양호하지만 대부분 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등 거의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시스템 전체로는 건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통화나 환율 등의 정책 여력도 충분치 못하다.
 
◇ 부동산부양 같은 '반짝 대책' 버리고 가계보호·재정건전성 강화해야  
 
이렇게 볼 때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지 못해 이번 충격이 위기 상황으로 발전하게 되면 우리 경제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사회안전망이 미비 되어있어 실업자,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의 취약계층과 하우스푸어와 같은 과다 채무보유자의 고통이 매우 클 것이다.
 
늦었지만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제고, 가계 자산 중의 부동산 비중 축소 등과 같은 가계의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대출의 부실화 시에 대비한 가계의 파산보호대책도 강구하여야한다. 우리나라의 주택담보대출은 미국과는 달리 은행보다는 가계가 손실을 대부분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세원 확보와 감세 축소 등을 통한 재정건전성 강화 정책과 우리 경제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도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들은 효과가 늦고 어떤 면에서는 단기적인 성장 둔화와 같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부양, 환율인상, 금리인하와 같이 반짝 효과만 있는 정책에 매달린다면 우리 경제의 체질은 계속 약화되고 위기가 반복될 때 마다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과 국민의 고통은 계속 커질 것이다. 우리가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중요한 시점에 또 와 있다.
 
 
정대영 한국은행 인재개발원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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