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창구직원 줄이는 마당에 고졸 채용?"
업종 이해 없는 정부의 생색내기식 정책에 난색
2011-07-27 16:07:25 2011-07-27 16:07:47
[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증권업계가 정부가 최근 발표한 고졸 직원 채용 확대 방침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이미 단순 작업의 경우 대부분 전산화가 된데다 증권업종은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인력이 더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 관련 유관 기관들을 모아 고졸 직원 채용 계획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대부분 답답해하는 모양새다. 복잡한 파생상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자들에게 알려주는 전문인력이 제일 시급한데 단순업무부터 교육해야 하는 고졸 직원을 채용해서 어떻게 활용하냐는 것.
 
H증권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야 전화로 주문 받고 입력하고 하는 단순 작업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전산화된 상황"이라며 "지점의 단순 인력을 줄이고 있는 마당에 고졸 직원을 어디에 활용하겠냐"고 말했다. H사 잠실지점의 경우 약 10년 전에는 직원이 50여명에 달했으나 현재 단순 인력을 대폭 줄여 현재는 14명 정도가 근무 중이다.
 
D증권 관계자 역시 "고졸 직원들을 채용한다해도 그 직원들이 몇년 뒤에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냐"며 "업종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얘기 같다"고 전했다.
 
특히 증권업종은 금융업에서도 전문적인 분야라 증권사 입사 지망생은 일명 '증권3종'이라고 부르는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일임투자자산운용사 등을 필수 자격증으로 갖추는 등 기초 학력 자체가 높은 편이다. 또 영업을 위해서는 자산가들과의 인맥도 중요한데 이런 네트워크를 쉽게 갖출 수 있겠냐는 반문도 제기된다.
 
H운용의 한 관계자는 "지금 활동 중인 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국내 최상위권 대학이나 해외 유학파에다 각종 자격증도 갖춘 전문인력인데 고졸 취업자들을 전문운용인력으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업계 분위기로 볼 때 그 사회는 물론, 고객에게서도 인정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부에서는 고졸 직원을 채용, 대학에도 보내고 재교육을 철저히 하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업난에 고학력 우수한 재원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 굳이 재교육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고졸 직원을 채용하라는 것은 업계나 기업을 고려하지 않은 그야말로 관치(官治)"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졸 채용과 관련한 금융위의 진행 방법에 대한 불만도 있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 관련 협회들을 모두 불러놓고 시장 상황을 확인도 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는 것은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이라면서 "알아서 기는 식으로 고졸 채용을 늘려야할 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황상욱 기자 eye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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