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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 맞소송에 다른 제조사들이 '담담'한 이유는?
"애플 타깃은 삼성과 안드로이드"
2011-06-27 18:12:25 2011-06-27 18:12:42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애플과 삼성전자(005930) 간 특허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우려와 달리 HTC, 팬택을 비롯한 다른 단말기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애플이 삼성을 제외한 다른 단말기 업체들에게 회사의 특허기술, 특히 지난 주말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승인받은 멀티터치 소유권을 앞세워 압박하지 않을 것임을 비공식적으로 통보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같은 인식이 확산되는 이유는 애플이 특허소송을 통해 노리고 있는 타깃이 비교적 뚜렷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의 첫번째 목표는 단연 가장 큰 맞수라고 볼 수 있는 삼성전자다. 가장 큰 경쟁자인 삼성전자를 견제함과 동시에, 삼성이 상대적 우위를 점한 통신 관련 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사 간 소송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애플 입장에서는 삼성을 상대로 통신 관련 특허 사용권을 인정받고, 멀티터치와 관련된 사항은 완화해주는 특허 '맞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중소형 단말기 업체들로부터 건질 수 있는 '이득'은 훨씬 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삼성 등 대형사를 뺀 나머지 제조사들은 규모가 작은 데다 특허분쟁을 통해 애플이 얻을 수 있는 상대적인 이익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처럼 휴대전화 부품업체를 보유한 데다 세트사업도 추진 중인 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며 "따라서 잠재적으로 애플과 유일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업체도 삼성 뿐"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중소 제조사들이 합세해 반애플 동맹전선을 구축할 경우, 애플로서는 불필요한 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범위를 무리하게 확대해 나가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팬택 관계자는 "아직 애플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전해진 바는 없지만, 규모가 작은 제조사들도 각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소송으로 위협하러 들진 않을 것이란 전제는 깔려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두번째 타깃으로는 운영체제(OS)인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꼽힌다. 폐쇄성을 지닌 애플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는 삼성과 HTC 등 대형 모바일 업체에 나란히 적용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애플을 상대로 특허소송 중인 HTC 관계자는 "그간의 소송건에 비춰볼 때 애플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은 제조사 전반이 아닌 운영체제(OS), 즉 안드로이드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애플의 멀티터치 특허가 결국 OS 관련 기술에 해당하는 만큼 특허소송건은 특정 제조사가 아닌 구글을 겨냥한 우회적인 압박전술이라는 얘기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폐쇄적인 성격을 띤 애플의 IOS와 경쟁할 수 있는 OS는 노키아의 심비안과 구글 안드로이드 정도"라며 "최근 노키아의 세력이 많이 약화됐기 때문에 애플이 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를 압박하는 데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기반을 적용한 업체 중 애플의 가장 큰 적수라고 볼 수 있는 삼성전자와 역시 덩치가 큰 HTC를 차례로 죄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애플 입장에서 볼 때 대형 단말기 업체들을 뺀 나머지 제조사들은 규모가 작아 특허소송을 통해 상대적으로 얻을 이익이 크지 않고, 이들 업체가 합세해 맞설 경우 오히려 상황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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