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주유소들의 석유 사재기가 활개치고 있어 정부의 기름값 인하 정책이 결국 변죽만 울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주유소에선 '기름 없음'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100원 할인정책'이 끝나면 한 몫 챙기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지식경제부가 결국 이같은 석유사업자들의 사재기와 판매거부행위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 엄정한 법집행을 한다며 칼을 빼들었다.
박청원 지식경제부 대변인은 "석유 매점매석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행정처분과 벌칙을 새로 정해서 새로이 공고를 할 계획"이라며 "내달 6일 100원 할인종료를 앞두고 석유유통시장에서 수급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정당한 사유없이 석유제품 생산을 중단하거나 사재기 행위가 적발되면 영업장을 폐쇄하거나 3년이하 징역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 밝혔다.
'석유수급 특별단속반'을 구성해 소비자가 부당판매 행위를 한 주유소를 신고하면 주유소의 재고량 확인 등 위법행위를 확인해 즉각 행정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 정유사와 주유소는 석유제품의 수급정보와 거래정보를 지식경제부에 매일 제출해야 하며 거짓으로 보고할 경우 정유사는 3000만원, 주유소는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그 효과는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기름값 인하를 위해 칼을 빼들었지만 이날 발표된 특별단속이 이전부터 행해졌던 조치사항이라 실질적인 개선사항이 없으면 일선 주유소들의 꼼수도 이에 맞춰 변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일이 주유소를 돌아다니며 검사할 수도 없어 신고가 들어온 경우에만 특별단속이 나갈 수 밖에 없다"며 "사재기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소비자들이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으름장을 놓았지만 핵심은 건드리지 못하고 납땜 행정에 머무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름값은 되레 오르기만 해 내달 7일 100원 인상을 앞둔 소비자들은 주머니 사정이 팍팍하기만 하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로 35원정도, 원유 수입관세를 3%에서 0%로 낮춰 21원 인하돼 전체 56원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름값 인하 소식은 딴 나라 이야기다. 석유 유통구조와 탄력세에 칼을 대지 않는 한 기름값 인하는 쉽지 않다는 것.
김동건 현대증권 복합화학 연구원은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340만 배럴 비축유를 방출하는데 실제 2일분량밖에 되지 않아 국내 휘발유값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주유소에서는 대략 2주치 재고가 있어 소비자들이 실제로 주유소에서 가격인하를 체감하는 데는 시차가 있다"며 "인하 반영폭도 주유소의 마진이랑 연관이 있어 얼마나 인하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