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리차드 웨커 외환은행장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승인에 대해 보류결정을 내린 금융위원회의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웨커 행장은 11일 “HSBC 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가로막는 지금의 방침은 재고(rethink)돼야 한다”고 말했다.
웨커 행장은 이날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2008년 상반기 신입행원 사령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런 상황은 한국경제와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 3일 "법적인 판결을 전제로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지연시키고 있는 금융당국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보다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궁지'에 몰린 외환은행이 금융당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웨커 행장은 이날 금융위의 매각 보류 방침에 대한 론스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제가 계약 당사자들을 대변할 수는 없다”면서도 “외환은행 지분 매각이 지연되면서 현재 론스타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외환은행에게 가장 안 좋은 결과가 올 수도 있다”며 "이번 딜(deal)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serious)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위가 매각 승인 보류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법적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그런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 시장에서 그렇게 해석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웨커 행장은 그러면서도 “금융위의 매각 승인에 진전이 없다면 론스타는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론스타, HSBC, 외환은행 모두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웨커 행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서 일부 전문가들은 ‘뭔가 결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미국 출장을 다녀왔던 웨커 행장이 현지에서 론스타측과 협의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들고 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웨커 행장의 이번 발언은 일종의 ‘최후 통첩’일 수 있다”며 “마냥 금융위만 바라보다가는 계약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