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경제) 대기업이 탐내는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서비스란?
2011-06-01 08:56:37 2011-06-01 08:56:37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 진행 : 임효주 기자
▲ 출연 : 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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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삼성그룹과 엘지(LG)그룹이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영업대상을 계열사와 1차 협력업체로만 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이 뭔가요?
 
▲‘MRO’란, Maintenance(유지) Repair(보수) Operation(운영)이란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따온 말입니다. 기업 활동에 필요한 모든 소모성 자재를 유지·보수·운영하는 사업이란 뜻이죠. 자동차용 강판과 같은 직접 원자재는 여기서 제외됩니다.
 
공구, 베어링 등은 물론이고 복사용지, 문구류, 청소용품 등 소모성 자재가 모두 MRO 사업 대상입니다. 직원이 수백명에 이르는 회사에서 평소 사용하는 필기구, 복사용지를 매일 사다 쓰려면 번거로우니, 업체에 구매대행을 맡기는 겁니다.
 
지난 2001년 3조원대에 불과했던 MRO 시장 규모는 현재 연간 27조원을 웃돌 정도로 커졌습니다.
 
MRO 구매대행 서비스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점은 국내 벤처열풍 막바지인 지난 1999년 경입니다. MRO구매 대행 서비스 시장은 MRO용품 시장과 구매대행 시장으로 나눠지는데요. 국내업체들은 IT를 이용한 MRO용품 시장에 먼저 뛰어 들었습니다.
 
옥션이나 11번가 같은 MRO쇼핑몰을 만들어 소모성 자재를 판매하고자 하는 제조사들과 구매하려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e마켓플레이스가 만들어진 거죠.
 
하지만 공구나 볼트 등과 같은 MRO용품은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거래에 한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자연스레 쇼핑몰 형태의 MRO시장이 구매 대행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이때부터 대기업들이 자회사를 설립해 MRO 구매대행 시장으로 뛰어듭니다. 대기업의 경쟁적인 진출은 MRO 구매대행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아예 전문회사를 차려서 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구매대행을 해주는 거죠
 
- 대기업의 진입 만으로 MRO 시장이 급팽창했다고 결론 내리기엔 조금 성급해 보이는데 다른 이유는 없나요?
 
▲ 기업들이 MRO 구매 대행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가 기업비용의 60~80%를 차지할 만큼 구매 분야가 중요 경영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MRO 구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업들이 연간 10~20%의 구매 절감 효과가 가능한데다 제품 구입비용은 물론 관리비용도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복사용지 따로, 프린터 잉크 따로, 볼펜 따로 주문하는 것보다는 한 곳에서 필요한 MRO 용품을 주문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것은 간단히 생각해봐도 알 겁니다. 또 제품에 하자가 생기면 MRO 대행 업체에 맡기면 해결되니까 기업들로서는 효율적인 셈이죠.
 
이 밖에도 온라인을 통한 경쟁입찰 프로세스를 구축해 구매와 계약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구매대행사의 전국단위 물류 시스템을 통해 납기 준수율, 납기시간 단축, 긴급대응, 사후 관리 등 실질적인 혜택이 가능하다는 점이 MRO 대행 서비스를 기업들이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 시장이 날로 확대됐고, 정부 상대의 공공 MRO 시장도 날로 급성장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이 거느린 MRO 계열사인 삼성(아이마켓코리아), LG(서브원)뿐만 아니라 포스코(엔투비), SK(엠알오코리아), KT(KT커머스), 코오롱(코리아e플랫폼), 웅진(웅진홀딩스) 등도 자기 그룹 계열사 이외의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했죠.
 
- MRO, 들을수록 기업 운영에 이득이 되는 서비스로 보이는데, 요즘 갑자기 이슈로 부상한 걸까요?
 
▲ 문제는 대기업들의 욕심입니다. 중소 MRO 상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기업에 직접 납품해야 하는 물품을 중간에 MRO 회사가 끼어들어 납품 단가도 깍고 3-7%수준의 대행 수수료까지 떼먹는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한거죠.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MRO 회사들이 계열사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간에서 이익을 가로채가고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여기에다가 대기업 MRO 회사들이 계열사를 넘어 최근 1~2차 협력업체와 정부 공공조달시장에까지 손을 뻗치자, 중소유통상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대기업 쪽에서는 계열사 등의 물량을 한꺼번에 사면 구매단가도 낮아지는 효율과 중소상인들이 일일이 영업망을 뚫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대기업 산하 MRO 기업들이 몇백원짜리 장갑 공급대행까지 맡으려고 안달이고, 왜 이렇게 무리하게 이윤 남기기에 몰두하는 걸까요?
 
▲ 저도 그게 궁금했는데요. 역시나 대기업들이 나쁜 짓을 할 때 전형적으로 저지르는 행태인 오너 일가 주머니 채워주기가 아닌가 예상해봅니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 가장 잘하는 일이 비상장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윤이 창출되면 배당이나 기업공개를 통해 차익 실현을 해주는 것인데요.
 
대기업 산하 MRO 기업들도 대부분 그런 형태가 유력해 보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상생을 외치는 분위기에서도 기존 사업은 그대로 하고 신규 진출만 자제하겠다는 식의 눈 가리고 아웅식 태도를 일단 물러난 거겠죠.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대기업 MRO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조사한다고 하니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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