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수개월째 국가 과학정책의 방향이 안갯속이어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연구단지)내 정부 출연연들이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
1일 대덕연구단지내 정부 출연연 등에 따르면 새 정부의 정부 출연기관 구조조정의 시범 사례 격으로 본격화되던 KAIST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의 통합 논의가 최근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의 교체 등으로 정책적 구심점을 잃고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초 교육과학기술부는 6월말까지 양 기관의 최종 합의안을 도출한 뒤 각계각층의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7월말에는 양 기관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토록 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양 기관간은 물론 교과부와의 논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KAIST 고위 관계자는 "한달 가까이 정부나 생명연 등으로부터 통합과 관련한 어떠한 통보나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생명연과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긴 호흡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통합 추진에 대한 합의나 추진 중단 등 정책적 결정없이 논의 자체가 중단되면서 연구 현장의 혼선과 낭비가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생명연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시작된 KAIST와의 통합 반대 집회와 시위 등에 연구원들을 포함한 전 직원이 나서고 있어 사실상 연구에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생명연의 한 관계자는 "기관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서 어떤 연구원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겠느냐"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등으로 통합논의가 수면 아래에 있지만 조만간 통합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산하의 정부출연 연구기관들도 구조조성 방안들에 대한 논의만 무성할 뿐 정부의 정책적인 구조조정 방안 제시가 늦어지면서 혼선을 빚고있기는 마찬가지다.
지경부 산하 출연연을 관할하는 산업기술연구회는 산하 13개 연구원(소)로부터 기관별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받아 출연연발전기획단과 부처 협의를 거쳐 구조조정을 포함한 출연연 발전방안을 이르면 7월까지 수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갖기로 했던 출연연발전기획단 회의와 같은달 25일 대덕연구단지에서 개최하려던 관련 공청회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출연연들은 자체 구조조정 계획만 제출한 채 결과만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20여개 정부출연기관 가운데 11개 기관의 기관장이 새 정부들어 자의반 타의반 교체되며 공모 절차에 들어가는 등 연구단지가 끊임없이 술렁이고 있어 연구분위기 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덕연구단지내 한 연구원은 "새 정부들어 지금까지의 논의된 과학정책 면면을 보면 계획된 청사진을 가지고 접근했다기 보다는 그때그때의 상황과 논리에 따라 추진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최근에는 과학정책이 국정 우선 순위에서도 밀려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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