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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벤처'사라진 NHN, 대기업 구태 답습하나
2011-03-28 11:24:45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NHN(035420)이 최근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나 협력사에 보여주는 일련의 태도를 놓고, 기존 대기업의 부정적인 모습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김상헌 NHN 사장은 지난해 틈날 때마다 구글 등 해외 포털기업과의 경쟁에서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국내법을 잘 지키는 국내 포털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든지 관련 법 규제를 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대해서도 구글의 눈치를 보며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을 차별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구글과 제휴를 맺고 검색 등 6개 영역에서 국내 포털 애플리케이션의 스마트폰 의무탑재를 배제한 SK텔레콤(017670)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NHN의 모바일 관련 인력을 무차별적으로 빼간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모두들 국내 토종 포털인 NHN이 피해자인 줄 알았다.
 
상황은 순식간에 변했다. NHN의 모바일 점유율이 우려했던 구글의 횡포를 넘어 2004년 폭발적인 성장세와 비슷하게 진행되자 얼굴색을 바꾸기 시작했다.
 
직원이 두배씩 늘어나던 2007년 이후처럼 포털 경쟁사와 중소기업 등에서 필요한 인력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등이 개발한 특허권 없는 일부 애플리케이션을 버젓이 차용하기 시작했고, 70%가 넘나드는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는 더 빠르게 옹벽을 치기 시작했다.
 
경쟁사인 SK컴즈(066270)가 검색으로 치고 올라오자 인기 검색 결과 중간 중간 수동식에 가까운 검색 링크와 페이지를 걸기 시작했다. 일종의 어뷰징 전쟁을 시작한 셈이다.
 
결국 네이트의 시맨틱 검색 점유율은 10% 벽을 지키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요즘엔 시장 정화 차원(?)에서 협력사나 마찬가지인 중소 검색광고 대행사들의 영업 대행 수수료를 없애려 자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겠다 선언했다.
 
그동안 NHN을 대신해 열심히 영업하던 중소 검색 광고 대행사들은 NHN의 횡포에 속앓이 중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들에게 일감을 주는 '절대 갑' NHN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정거래위원회는 “피해 기업들이 신고하면 조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상한 것은 검색광고보다 더 큰 영업대행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디스플레이광고(배너) 영역에서는 NHN이 '시장 정화'를 내세워 같은 조치들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대형 광고대행사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NHN이 배너 광고에 손대지 못하는 것은 이 시장에 대기업 소유의 광고 대행사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약자엔 강하고 강자엔 약한' NHN의 지금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대목이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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