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국내증시에 대한 전문가 관측이 크게 엇갈리거나 빗나가는 상황이 속속 연출되고 있다.
일본에서 여진과 원전 폭발 소식 등 악재가 터질 때마다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의 '관망' 투자의견이 대세를 이루자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인 군터 오팅거는 "현재 사고가 발생 중인 일본 원전시설은 통제 불능 상태"라며 "수 시간 내에 재앙에 가까운 사고가 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에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넘게 밀리는 등 폭락장을 연출했다.
또 다른 악재인 여진 가능성도 투심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현재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확률이 40%에 달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신빙성을 더하듯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250여 차례 발생한 여진은 이제 도쿄 인근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전문가들이 '자신'(?)있게 내놓고 있는 투자전략은 '기업의 본질(실적)을 보라'는 것이다. 결국 주가는 실적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금껏 주가가 밀린 건 순전히 공포감 때문으로, 일본 대지진이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1분기 실적 개선주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부장은 "중동 지역의 소요사태나 일본 대지진 등 대외 변수를 감안해도 현 주가가 싼 것은 사실"이라며 "언제쯤 회복될 것인 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믿을 건 실적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학과 철강 업종은 일본 사태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는 환경 속 뚜렷한 모멘텀을 갖춘 이들 업종이 현재로선 가장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상황은 불투명하지만 업종의 선택은 보다 명확해졌다"며 "일본의 철강·화학업체 대비 한국 기업들의 상대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지진 여파로 손실된 전력을 추가 생산하기 위해 화력발전의 추가 가동이 불가피하고 이는 국제 석탄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이 팀장은 "석탄값이 오르면 제품제조원가 중 석탄 비중이 높은 철강업종의 특성상 일본 철강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공산이 커 국내 동종업체들이 상대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며 화학과 철강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했다.
한편 IT(정보기술)업종에 대해서는 수혜 여부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반도체와 메모리 부문은 일본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덕을 볼 수 있겠지만, 핸드셋을 비롯한 부품업체들은 핵심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쓰기 때문에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건설업종의 경우 일본의 피해복구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으나, 국내 건설사들에게는 거의 해당사항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노중 부장은 "세계 3위 건설시장인 일본이 국내 건설사들에 손을 벌려 건설경기 회복을 이끌 것이란 발상은 현재로선 비현실적"이라며 수혜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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