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의 관계사인 에뛰드하우스가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기부활동을 마케팅에 활용하면서도 이를 실제 이행하지는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10월 멸종 위기 동물을 모티브로 한 '미씽유(Missing U)' 핸드크림과 립밤을 출시하며 제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동물보호협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홍보했다.
에뛰드하우스는 당시 "미씽유 컬렉션은 무분별한 사냥과 환경 파괴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제작됐다"며 "미씽유 컬렉션은 핑크돌고래, 하프물범, 페어리 펭귄, 팬더 등 멸종위기에 처한 4종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품 출시 3달이 지난 현재에도 에뛰드하우스는 약속했던 기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기부를 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부를 위한 동물협회와의 협의도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에뛰드하우스 관계자는 “제품 출시와 함께 국내 몇몇 동물보호단체와 기부금 전달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현재는 해외 동물보호단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수익금의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부금을 전달할 단체와 세부내용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홍보에 이용한 것은 맞지만 에뛰드하우스가 기부에 대한 계획 없이 이를 알린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단체와 협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협의과정이 오래 걸리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협의를 마무리해 약속했던 기부를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뛰드하우스는 현재 협의 중인 해외동물보호단체와 얘기가 잘 안될 경우 다른 동물보호협회를 접촉한다는 계획이어서, 상황에 따라 기부금 전달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기부를 위한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홍보에 이용한 것은 무리한 마케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소 물건도 사고 좋은 일에도 동참할 수 있는 ‘착한 소비’에 관심이 많다는 회사원 김모씨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돕는다는 취지에 공감해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기부 내용도 확정하지 않고 이를 홍보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에뛰드하우스의 이번 마케팅 방식이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분위기다.
기부나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CSR)을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대상 단체와 세부내용을 확정하고 이를 알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에뛰드하우스의 경우 실체 없이 계획에 불과한 상황에서 서둘러 이를 홍보했다는 것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제품판매 촉진과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CSR 활동은 유용한 마케팅 수단”이라며 “에뛰드하우스의 CSR 활동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부 대상과 세부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홍보한 것은 자칫 기업이미지 제고 효과만을 노린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