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KB·신한사태..올해 금융권 'CEO리스크' 벗어날까
작년 KB 강정원 행장·신한 '빅3' 권력싸움에 불명예퇴진
기업실적 악화·신뢰도 추락 등 국내 금융산업에 악영향
이사회 역할 부재.. 제도 개선과 업계 자율노력 절실
2011-01-12 06:00:00 2011-01-12 18:47:16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올해 금융당국은 금융사 경영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견제기능을 높이겠다며 금융지배구조 개선작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처럼 이른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따른 폐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CEO리스크란 최고경영자(CEO)가 독선에 빠지거나 갑자기 부재상태가 됨으로써 해당기업이 위험해지는 것을 일컫는다.
 
CEO리스크는 해당 금융회사의 실적과 주가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금융회사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금융권 인사들은 지난해처럼 CEO리스크가 부각된 해는 없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KB금융이 주인공이었고, 이어 신한금융이 불명예를 이어갔다.  이들은 모두 국내 은행권에서 '빅4'에 포함되는 대표 금융기업들이다.
 
두 곳 모두 전문경영인의 자질과 권한, 경영진을 견제하는 이사회 역할 부족 등이 사태의 원인이었다는 지적이다.
 
 ◇ KB금융·신한금융 등 작년 'CEO리스크'로 몸살
 
KB금융지주는 2009년 8월 금융당국이 황영기 당시 회장에 대해 우리은행장 시절 투자손실과 관련해 중징계를 내린 이후 1년 넘게 CEO리스크로 몸살을 앓았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사외이사를 등에 업고 KB금융지주 회장을 노렸다. 경영진을 견제하라고 준 권한을 사외이사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경영진과 결탁한 게 문제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초강수 종합검사로 대응했고 결국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강 전 행장은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 센터그레디트은행 인수와 관련해 문책경고라는 중징계와 스톡옵션 취소처분까지 받았다.
 
이후 취임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명박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관치논란이 거셌지만 내부인사 출신인 민병덕 행장이 취임하면서 일단락됐다.
 
KB금융사태가 진정될 무렵 신한금융지주에서는 후계자를 둘러싼 최고경영진간 권력싸움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에는 경영진에 지나친 권한을 위임했다는 게 문제였다. 라응찬 전 회장은 CEO만 20년이상 지내왔으며 차기CEO 선임을 둘러싸고 내부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을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전격 고소한데 이어 신한지주는 신상훈 전 사장에 대해 전격 해임을 결의하는 등 난타전을 방불케했다.
 
신한사태의 주역인 라 회장, 신 사장, 이 행장 등 '신한 빅3'는 끝내 검찰조사까지 받았고 모두 동반퇴진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신한금융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킨 장본인이 됐다.
 
 ◇ 이사회 역할 부재..실적악화에다 신뢰도에도 먹칠  
 
금융지주사의 이같은 CEO리스크는 이사회가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경영진 리스크는 실적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해당 금융회사와 직원, 주주, 고객들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다.  그렇지 않아도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계 비해 취약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더욱 악화되는 점도 문제다.  
 
KB금융은 경영진 공백과 PF부실 등 리스크노출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지난해 2분기 3300억원대 손실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내놓기도 했다.
 
주가도 요동쳤다. 지난해 초 6만원에 육박하던 KB금융의 주가는 실적부진과 경영진리스크 등으로 지난해 7월 4만 5000원선까지 곤두박질쳤다.
 
큰 풍파에도 신한금융은 나쁘지 않은 실적을 유지했지만 5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신한사태를 계기로 4만2000원대까지 떨어졌고 투자자들에게 신뢰도 잃었다.
 
◇ 금융당국 지배구조개선안 착수.."자율적 개선이 우선" 지적도
 
올해 금융당국은 이사회 및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금융사 경영지배구조개선안을 마련 중에 있으며 올 상반기까지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주요 경영사항 및 임원 인사에 대해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CEO의 장기집권을 막을 수 있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감독도 한층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은 대형금융사에 대해 매년 종합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지난해같은 CEO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CEO의 경영부실 여부를 중점 검사하는 등 경영관리능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키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도 보완 못지 않게 은행의 자율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당국관계자는 "제도를 좋게 고쳐나간다고 해도 해당업권의 노력없이는 결실을 거두기 어렵다"며 "법보다 이를 행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회장과 사장 2인 대표이사체제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키로 했고 국내지주사들도 사외이사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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