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매장에서 만든 음료를 들고 나갔다는 이유로 업주에게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카페 직원이 경찰에서 '혐의없음' 판단을 받았습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지난 25일 청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던 A씨의 업무상횡령 고소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판단해 불송치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습니다.
A씨가 고소당한 이유는 지난해 10월2일 근무하던 중 아이스아메리카노 1잔과 초코 프로틴셰이크 2잔, 모두 3잔을 마음대로 만들어 매장 밖으로 가져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업주는 같은 해 12월4일 A씨를 고소했습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아메리카노는 매장 안에서 마시다가 퇴근하기 전 싱크대에 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셰이크 2잔은 키오스크 주문을 처리하다 잘못 만든 음료라고 했습니다. 퇴근 버스 시간이 다 돼 싱크대에 쏟고 세제로 다시 닦을 여유가 없어 밖으로 들고 나가 버렸다는 것이 A씨의 해명입니다.
앞서 경찰은 A 씨가 당시 캐리어에 음료를 챙겨 나간 점 등을 토대로 A 씨가 음료를 마실 의사를 갖고 이를 반출했다고 판단했고, A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요구로 보완수사를 진행한 뒤 A 씨가 음료를 마실 의도를 갖고 반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을 바꿨습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종합해 볼 때 A씨가 음료를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처분하려 했다는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봤습니다. 매장에서 마신 아메리카노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셰이크를 버리려 했다는 A씨의 설명도 퇴근 동선이나 시간 같은 정황과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새별 측은 "사소한 음료 처리 문제가 형사 고소로 커지면서 사회 초년생인 A씨가 1년 가까이 횡령 피의자로 수사를 받아야 했다"며 "누구든 증거 없이 범죄자로 몰려서는 안 된다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이 확인된 사례"라는 입장입니다.
안성열 변호사는 "매장 직원이 잘못 만든 음료를 처리한 일이 형사 고소로까지 이어졌다"며 "CCTV와 동선, 매장 운영 관행 등 객관적 정황을 하나하나 짚어 의뢰인의 억울함을 소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윤민선 변호사는 "형사 고소는 당사자에게 큰 심리적 부담이 되는 만큼, 사실관계를 꼼꼼히 다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사기관이 증거에 기초해 신중하게 판단해 준 덕분에 의뢰인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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