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부정선거' 음모론…민주당은 '경유딜·엡스틴'
불복 군불 때는 트럼프…이해충돌·특검으로 칼 가는 민주당
2026-10-27 17:34:23 ㅣ 2026-10-27 17:41:52
[뉴스토마토 이현민 기자] 미국 중간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이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주장을 앞세워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반면, 민주당은 러시아산 경유 거래와 제프리 엡스틴(엡스타인) 의혹을 파고들며 대통령의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선거 이후의 정당성 논란과 책임 추궁까지 겨냥한 양측의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패배 의식한 듯…트럼프, 선거 불복 포석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과거 선거나 다가오는 2026년 중간선거에서 유권자 사기를 신고한 사람은 사기 혐의자가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100만달러(약 13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 의혹 등을 줄곧 제기해 왔지만 부정선거가 실제로 있었다는 근거는 내놓지 못했습니다.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결과에 대한 불신을 키워 패배할 경우 불복할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화당은 고물가와 고유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속에 상·하원 선거에서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의회 주도권을 잃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국정 운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우려를 키우는 대목은 부정선거 주장이 행정부의 법적 대응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 법무부는 지난 22일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의원이 패배할 경우 결과 확정을 늦추려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설리번 의원과 이름이 비슷한 다니엘 설리번 후보가 투표용지에 올라 유권자가 혼동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투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패배 가능성을 전제로 법적 대응에 나선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선거 관련 소송을 지시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은 25일 <CNN>과 <CBS> 인터뷰에서 불복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에 "터무니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에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는 지난 25일 이번 소송이 법리적 승소보다 패배 시 불복을 정당화하려는 '정치적 사전 포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부정선거 주장을 행정부 전반이 뒷받침하는 형국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트럼프 때리기' 나선 민주…정책 넘어 과거 의혹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의 공정성 문제를 부각하는 동안 민주당은 행정부의 정책 결정과 대통령 개인의 책임 문제로 전선을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둘러싼 제재 위반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선거 이후 의회 차원의 조사까지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악시오스>가 2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JP모건체이스·씨티> 등 대형 은행과 주요 항만 당국, 연료 유통업체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산 경유 거래와 관련한 계약서와 선적 기록, 통신 내역 등을 보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에 합의하고 미 재무부가 관련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핵심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제한한 미국의 기존 제재 원칙과 이번 거래가 충돌할 가능성입니다. 의원들은 2022년 제정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한에는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여당 의원까지 문제 제기에 동참하면서 이번 거래를 둘러싼 논란은 민주당만의 정치 공세를 넘어서는 양상입니다. 
 
여기에 고유가로 미국 가계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관련 자산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민주당 측은 26일 중동전 이후 고유가 속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가스 관련 주식 자산이 올해 최대 3580만달러(약 474억원)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다르게 위원회는 중동전이 시작된 2월28일 이후 미국 가구는 휘발유에 평균 856달러(약 113만원)를 더 부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유딜로 유가를 잡기는커녕 사적 이익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공화당은 방어에 나서야 하는 처지입니다.
 
민주당은 정책적 책임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과거 의혹까지 다시 쟁점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측은 26일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고 제프리 엡스틴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둘러싼 여성 11명 관련 진술과 자료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민주당이 겨냥하는 것은 의혹 자체뿐 아니라 이를 다뤄온 행정부의 대응입니다.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측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관련 수사와 자료 공개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며 독립적인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했습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 조사로 이어갈 수 있도록 책임 추궁의 근거를 쌓는 모습입니다.
 
결국 양측의 공세는 선거 이후의 정치적 주도권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확보하면 러시아산 경유 거래와 엡스틴 의혹에 대한 조사·청문회를 본격화할 수 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경우 투표의 정당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둔 양측의 충돌이 단순한 표심 경쟁을 넘어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이현민 기자 topef1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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