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 은행도 마통 거절"…중신용자, 대출 거절·고금리에 신음
2026-10-14 16:17:07 ㅣ 2026-10-14 16:25:00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속에 중신용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고신용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중신용자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도 상승하고 있는데요.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하거나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에 실패해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이어지는 등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입니다.
 
시중은행 마통 대출, 고신용자 중심으로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금융 커뮤니티에는 NH농협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거절당한 뒤 BNK저축은행 햇살론을 통해 1500만원을 승인받았다는 차주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심사에서 거절당해 저축은행 대출로 눈을 돌렸다는 내용입니다.
 
기존 마이너스통장의 만기 연장이 거절돼 자금 계획을 수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 차주는 그동안 별다른 문제 없이 이용해 온 신한은행 마이너스통장의 만기 연장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한도를 계속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자금 계획을 세웠지만, 연장이 불발되면서 자금 마련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그는 "다른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알아본 끝에 제2금융권에서 대체 자금을 마련했다"며 "기존 마이너스통장의 연장만 믿고 있었던 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했다. 결국 다른 금융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고금리 부담을 호소하는 차주도 있습니다. 해당 차주는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8.9%까지 올라 한도 2500만원 가운데 224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며, 매달 이자를 부담해도 원금 상환이 쉽지 않아 분할상환 방식의 대출로 갈아타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차주들은 신규 대출 심사부터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대출 이후 상환까지 여러 단계에서 자금 부담을 겪고 있습니다. 대출 심사와 만기 연장 여부는 신용점수뿐 아니라 소득, 기존 부채, 상환 능력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출이 거절되거나 연장되지 않은 차주가 다른 금융사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실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고신용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차주 평균 신용점수는 올해 1~8월 959~962점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1월 960.7점에서 8월 960.1점으로 사실상 변화가 없었는데요. 8월 기준 우리은행은 963.4점,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962점을 기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중신용자의 금리 부담은 커졌습니다. 신용점수 751~800점 차주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올해 1월 6.00%에서 8월 6.77%로 0.77%포인트 상승했고, 신용점수 701~750점 구간의 평균 금리도 같은 기간 6.36%에서 7.01%로 0.65%포인트 올랐습니다.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960점 안팎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신용자 구간의 대출 금리는 상승한 셈입니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총량 규제보다 차등 관리 필요"
 
마이너스통장은 필요한 자금을 수시로 꺼내 쓸 수 있지만, 원금을 직접 상환하지 않으면 대출 잔액이 줄어들지 않는 구조입니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대출 잔액이 장기간 유지되면 이자 부담이 누적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출을 연장하지 못한 차주는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다른 금융사에서 대체 자금을 마련해야 해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신용자에게 저금리로 대출해 주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이를 왜곡하면 대출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중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확보하면서도 대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균형 있는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하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수요도 있기 때문"이라며 "총량 규제를 장기간 이어가면 대출 접근성이 낮아지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그렇다고 규제를 갑자기 없애면 대출 수요가 다시 몰릴 수 있는 만큼 물량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가격 규제를 병행하는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교수는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자본 규제를 적용하면 금융회사의 대출 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대출금리에도 반영될 수 있는데 부동산 관련 대출에는 자본 규제를 통해 관리 강도를 유지하되,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 등에는 상대적으로 숨통을 틔워주는 방식"이라며 "대출 총량만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가격을 통해 대출 수요를 조절하는 방식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거래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거절당하거나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에 실패해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사진=제미나이 합성)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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