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은행권의 자산 효율화 움직임이 영업점을 넘어 직원 교육을 위한 연수 시설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디지털·비대면 교육 확산으로 오프라인 연수 시설의 활용 방식이 달라지면서 은행들이 보유 부동산의 운영 효율성을 재점검하는 모습입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에 위치한 천안연수원 매각 공고를 내고 매수 희망자 모집에 나섰습니다. 천안연수원은 대지면적 19만6649㎡, 연면적 4만3009㎡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최고 4층까지 총 6개 동으로 구성된 대규모 교육시설입니다. 매각은 토지와 건물을 일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천안연수원은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여자프로농구단 KB스타즈의 훈련 거점으로도 활용돼 왔습니다. 훈련 공간인 만큼 국민은행은 매각 이후에도 농구부 숙소와 전용 체육관, 주차장 등 일부 시설을 최대 36개월간 재임차해 사용할 계획입니다.
국민은행은 이번 매각의 배경으로 교육 환경 변화를 꼽았습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비대면 연수 확대에 따른 연수 환경 변화에 맞춰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은행 연수원은 신입 행원 교육과 직무 연수, 관리자 교육 등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시설로 활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은행의 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인데요. 과거에는 직원들이 일정 기간 연수원에 입소해 집합교육을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비대면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연수 시설을 유지하는 데 따른 비용과 활용도를 함께 고려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수 시설은 교육 일정과 관계없이 건물 유지·보수와 시설 관리 등에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합니다. 특히 넓은 부지와 다수의 건물을 갖춘 시설일수록 활용도가 낮아지면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2025년 안성연수원을 조기 매각하는 등 연수 시설을 대상으로 한 자산 재편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은행권의 비용 절감과 자산 효율화 움직임이 고객을 상대하는 영업 공간뿐 아니라 내부 교육시설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단순한 부동산 처분을 넘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자산 운영 전략의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자본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도 부동산 매각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되는 부동산을 처분하면 은행 입장에선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은 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불용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유휴 부동산 매각에 적극적입니다. 국민은행은 천안연수원을 비롯해 대전 도마동 합숙소·충북 청주 종합 금융센터·독산동지점·옛 동부지역그룹·양평동종합금융센터·옛 장안동지점·수내역종합금융센터 등을 처분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소유 부동산 30곳을 공매에 부쳤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으로 영업점뿐 아니라 연수 시설 등 비영업용 부동산의 활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며 "보유 자산의 활용도와 관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유휴 부동산 매각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KB금융 여의도 본사. (사진=KB금융)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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