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강주영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와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고, 간섭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대법관 제청권을 둘러싼 청와대와 국회의 관여가 헌법에 반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미리 준비한 A4 용지까지 꺼내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대법원 국감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관하여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습니다. 이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내용의 헌법 제104조를 언급하며 "이번 국감에서도 대법관 제청에 관한 증언을 요구하고 있어 응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이석 불허로 인사말 이후 국감장에 자리한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의원들 질의에도 90여분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일부 의원들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답변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12·3 비상계엄 등에 관한 일부 질문에 직접 답했습니다. '제2의 윤석열을 꿈꾸냐'는 질문에도 "그런 말씀은 너무 모욕적이고 서글픈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질의에 응한 건 1987년 헌법 체제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국감 진행 중 조 대법원장은 미리 준비한 A4 용지에 쓰여 있는 내용을 6분14초 동안 읽기도 했습니다. 그는 "대법원장의 제청에 간섭하는 것은 헌법이 명문으로 정한 기관 간의 권한 분배와 사법권 독립에 반한 위헌적 조치"라며 "대통령과 협의도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대법원장이 대법관의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한 것이다. 합의하지 않아도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질의에 앞서 건강 문제로 이석했습니다. 서 위원장은 "대법원장만 이석하는 것은 특혜"라며 조 대법원장을 규탄했습니다. 법사위 국감에선 여야가 충돌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고성과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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