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1층 카페의 퇴거를 둘러싼 소송에서 서울시가 2017년 입점 계약을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계약은 협상을 거쳐 맺은 이른바 '협상에 의한 계약'입니다.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과거 시의회에서 같은 시기 협상에 의한 계약들이 서울시 감사에서 지적돼 직원 징계로 이어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같은 방식의 계약을 두고 재단과 서울시의 설명이 엇갈리는 셈입니다.
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우일티에스가 서울디자인재단을 상대로 낸 공유재산 사용허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우일티에스는 DDP 아트홀(옛 알림터) 1층 로비 운영을 맡았던 업체로, 이 공간에 카페 '카페 드 페소니아'를 들였습니다. 서울시 서면을 보면 두 회사의 대표는 김이경씨로 같습니다.
동대문디지털플라자 내에서 영업을 했던 카페 드 페소니아 모습. (사진=우일티에스)
카페는 지난 3월11일 강제집행으로 공간을 비웠습니다. 앞서 재단이 낸 건물인도 소송 1심에서 재단이 이겼고, 서울시는 허가 기간이 끝난 뒤의 점유를 무단 점유로 보고 변상금을 부과했습니다. 두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사건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울시로부터 DDP 관리를 위탁받은 재단은 그해 1월16일 알림관 1층 로비를 운영할 업체를 찾는 공고를 냈습니다. 재단은 단독으로 응찰한 우일티에스와 협상을 거쳐 3월3일 우선협상합의서를 쓰고, 3월6일 위·수탁 계약을 맺었습니다. 합의서에는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른 협상을 거쳤다고 적혀 있습니다. 계약 면적은 285.8㎡, 기간은 2017년 3월24일부터 2020년 3월9일까지, 연간 사용료는 1억6900만원입니다.
계약서에는 우일티에스가 공간을 직접 운영하거나 다른 업체를 들여 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갔습니다. 우일티에스는 이 조항에 따라 같은 달 카페를 들였습니다. 재단은 그해 △디자인하우스(살림터 1층) △GS리테일(디자인장터) 등 여러 업체와 같은 위·수탁 계약을 맺었습니다. 공유재산법에 따른 정식 사용허가가 아니라, 관리를 다시 민간에 맡기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방식의 문제는 시의회에서 공식적으로 거론됐습니다. 최경란 당시 재단 대표는 2020년 11월12일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그해 직원 징계 6건이 서울시 종합감사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최 대표는 "협상에 의한 계약이라든지 대부분 공유재산관리 실태조사 문책요구성 그런 것"이라며 "2017년도 계약 또 그 이전 계약들이 최근에 다 나온 게 많다"고 말했습니다. 살림터 계약에 대해서는 "그게 재전대다. 공유재산법에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알림관 1층 로비 계약이 당시 감사 지적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의 판단은 다릅니다. 서울시는 지난 6월22일 법원에 낸 준비서면에서 이 계약이 입찰공고를 거쳐 공유재산법에 근거해 맺은 "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근거로 2020년 허가 역시 "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3월26일 서면에서는 2020년 연장 허가가 다른 업체들과 달리 김 대표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 측은 2019년 9~10월 세 차례 재단에 연장을 요청했습니다.
쟁점은 2020년 허가의 성격입니다. 재단은 2020년 3월10일 우일티에스에 연간 사용료 1억7424만원, 기간 3년의 사용허가를 내주면서 허가서 제목에 '연장'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허가는 코로나19로 DDP가 문을 닫은 18일이 반영돼 2023년 3월27일 끝났습니다.
재단은 2023년 3월8일 갱신 신청을 거부하면서 "2020년 3월 10일 이미 1회 연장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추가 연장은 법상 가능하지 않다"고 회신했습니다. 2017년 위·수탁 계약을 사용허가 1회차로 본 겁니다. 반면 서울시는 같은 달 31일 "해당 공간에 대해 별도의 정책적 활용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다른 사유를 들었습니다.
서울시 서면을 보면, 우일티에스 측은 2017년 계약이 사용허가가 아니었던 만큼 2020년 허가는 갱신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재단은 지난달 3일 준비서면에서 사전통지와 의견청취 절차를 거친 갱신 거부 처분은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민원 회신이 사실상 거부 처분이고, 허가는 기간 만료로 이미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뉴스토마토>의 질의에 2017년 우일티에스와 맺은 것은 위·수탁 계약이었다고 답했습니다. 2019년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라 이후 계약부터 사용·수익 허가 방식으로 바꿨을 뿐, 과거 계약의 효력이 거슬러 올라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재단은 건물인도 소송 1심 판결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당시 법원은 "우일티에스의 최초계약 당시 원고가 사용·수익 허가 방식으로 하지 않고 위·수탁 계약 방식으로 잘못된 방식을 채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최초 계약을 무효로 볼 수 없으며, 우일티에스에게 위탁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하였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단은 계약의 이름과 상관없이 업체가 2017년부터 3년간 실제로 영업해 온 만큼 2020년 허가는 이 관계를 이어간 '연장 계약'이고 적법하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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