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코인 투자, 2년간 번 돈 0원인데 세금 낸다?
실제 수익 없어도 과세 가능성
취득가액 계산·신고 부담도 커
내년 시행 앞두고 제도 보완 요구
2026-09-23 14:41:04 2026-09-23 14: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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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용민 기자] 내년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세율'보다 실제 손익을 세금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특히 한 해 발생한 투자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공제할 수 없는 현행 과세 구조를 두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가상자산 투자에서 수익과 손실은 특정 연도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한 해에는 큰 손실을 기록했다가 이듬해 반등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연도별 손익을 별도로 계산하는 현행 과세 방식에서는 투자자의 장기적인 경제적 손익과 세법상 과세소득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첫해 가상자산 투자로 1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한 뒤 다음 해 1000만원의 이익을 냈다면 2년을 합산한 실제 투자 결과는 손익이 없어 세금도 없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전년도 손실을 다음 해로 이월해 공제할 수 없어 이듬해 발생한 이익은 과세 대상이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돈을 벌지 못했지만, 세금을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의 문제의식도 이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다. 가상자산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가 국내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5.9%가 현행 가상자산 과세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과세 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도 72.1%에 달했다.
 
세금 계산과 신고 과정에 대한 부담도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70.6%는 취득가액과 거래 내역을 직접 계산해 신고해야 하는 데 대한 부담을 우려했고, 68.8%는 신고와 납부 절차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과세에서 취득가액을 정확히 산정하는 문제도 변수다. 국내 거래소에서만 거래한 투자자라면 상대적으로 계산이 수월하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함께 이용한 경우 거래 기록을 하나로 취합하기가 쉽지 않다. 장기간 여러 거래소를 옮겨 다니거나 코인을 이전한 투자자 역시 취득가액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가상자산의 취득가액 산정과 관련한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과세 시행 이전에 보유한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취득가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의 과거 거래 내역을 모두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가상자산 과세의 기본 구조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과세하는 방식이다. 연간 손익을 계산한 뒤 기본공제 250만원을 적용하고, 과세 대상 소득에는 20%의 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세율은 22%다.
 
문제는 연간 손익을 계산하는 것과 연도 간 손실을 이월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같은 해에 발생한 이익과 손실은 합산해 순이익을 계산할 수 있지만, 한 해의 순손실을 다음 해의 순이익에서 차감하는 손실 이월공제는 현행 제도에 포함돼 있지 않다. 시장에서  '실제 경제적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조세 원칙과 현행 가상자산 과세 방식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에서도 손실 이월공제 도입을 비롯한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등의 연구에서는 가상자산 투자 손실을 일정 기간 이월해 공제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으로 제시된 바 있다. 다만 이는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정책 제안으로, 현재 확정된 법률상 제도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과세 대상 거래의 범위를 둘러싼 문제도 남아 있다. 단순히 거래소에서 매매하는 경우뿐 아니라 스테이킹, 대여,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상자산을 취득하거나 소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투자 방식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어떤 소득으로 보고 과세할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적인 조세 정보 공유도 본격화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보고체계에 따라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제도가 추진되면서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등을 이용한 거래 역시 과세당국의 관리 범위에서 점차 벗어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국회가 검토해야 할 과제도 여기에 있다. 과세 기반을 마련하면서도 투자자의 실제 경제적 손익과 과세소득 사이에 지나치게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손실 이월공제, 취득가액 산정, 해외거래 신고, 다양한 가상자산 소득 유형에 대한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걷는 것 뿐 아니라 투자자가 자신의 세금이 어떤 기준으로 산출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라며 "결국 논란의 핵심은 '가상자산에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가 아니라 '실제로 발생한 경제적 이익에 맞게 과세할 수 있는가'에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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