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윤금주 기자] 물가부터 부동산까지 민생 부담이 커지면서 추석을 앞둔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치솟은 외식비와 장바구니 물가에 이어 집값과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체감경기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치솟는 물가에 청년 체감경기도 '팍팍'
<뉴스토마토>가 22일 추석을 앞두고 시민들을 만나 체감경기를 들어본 결과,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힌 것은 외식비와 장바구니 물가였습니다. 집값과 전월세 등 주거비에 대한 걱정도 컸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서며 정부 목표치를 웃돌았습니다. 소비자물가는 3.1%,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3.2% 상승했는데요.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집행되는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규모는 19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다만 중동 정세가 요동치면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국제유가는 이달 초부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21일(현지시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9거래일 연속,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7거래일 연속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날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3.4% 내린 배럴당 100.3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10월 인도분 WTI 선물도 4.5% 하락한 95.7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높은 물가는 청년층이 체감하는 민생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생활비 부담에 앞서 취업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며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어 46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청년층 고용률도 44.1%로 1.0%포인트 하락해 28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실업률은 5.4%로 0.5%포인트 상승해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실제 20대가 느끼는 경기 체감은 부정적인 경향이 컸습니다. 대학생 김모씨는 "물가가 확실히 올랐다고 느끼는 부분은 외식비이며, 1만원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입하면 저렴한 경우가 많은데 실제 마트에서는 비싼 항목들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생활물가 안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첫째 주(7일 기준)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서울 동북부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10.11% 올라 2015년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외식비에 장바구니 부담…주거비 걱정도
치솟는 물가에 자영업자 부담도 커졌다고 합니다. 4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원재룟값 상승으로 식음료 가게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소비쿠폰 발행은 좋은 정책이지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30대 프리랜서 황모씨는 "물가 상승을 체감해 쇼핑 등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은 항목에 대한 지출을 많이 줄였다"고 했습니다. 반면 정부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30대 진모씨는 "전쟁 등으로 인해 치솟던 유가를 유류비 상한제란 정책으로 소비자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추석 전 외식비 및 채소 가격 상승은 명절마다 수요 집중으로 반복되는 현상이나, 한우 등 고깃값과 채솟값이 상승한 것은 기후 영향이 컸다"며 "소비쿠폰 발행이나 유류비 상한제 등 정부 정책은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지속적인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농업 지원 정책 등 다른 방안의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도 "단기적으로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팜·시설재배 확대와 유통단계 축소 등 공급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소비쿠폰 등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에 한계가 있어, 공급 확대와 유통 비용, 세금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물가 부담에 더해 주거비 부담도 시민들의 주요 걱정거리로 꼽혔습니다. 30대 황씨는 "부동산 대출 규제로 수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와 공급 우선의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집값과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9월 둘째 주까지 84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강남권은 하락하고 있지만, 중랑구와 도봉구 등 강북 지역에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전셋값도 84주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은 커졌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강남 불패, 부동산 투기 공화국은 이제 과거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습니다.
물가에 이어 주거비까지 시민들의 부담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대책이 실제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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