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장윤기 사건 축소·은폐 외압 의혹을 수사한 경찰 특별수사단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나 광주경찰청 차원에서 축소·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박성주 전 국수본부장 등 경찰 지휘부에서 축소·은폐 목적의 지시를 내렸다는 검찰의 판단과는 다른 결론입니다.
'장윤기 사건' 수사를 맡았던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A경정이 지난 7월31일 오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청 국수본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21일 광주경찰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특수단은 A 전 광산경찰서장(경무관)과 B 전 형사과장(경정)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또 사건을 담당한 C 전 강력팀장(경감)도 같은 혐의로 구속 송치했으며, 강력팀원인 D경사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장윤기 사건 당시 강간살인 혐의를 규명할 수 있었음에도 수사를 부당하게 제한해 일반살인죄로 송치하도록 한 혐의를 받습니다. 특수단 수사 결과, A경무관이 B경정에게 두 사건을 연관 짓지 말고 일반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취지로 지시하고, B경정은 다시 C경감에게 관련 조치를 지시했습니다. C경감은 팀원들에게 수사 관련 서류 내용을 수정·제외하거나 조사 범위를 제한하도록 했습니다.
특수단은 검찰이 장윤기 사건 축소·은폐의 윗선 외압으로 지목했던 국수본의 분리 수사 지시에 대해선 "축소·은폐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서 광주지검은 지난 2일 장윤기의 '여고생 살인사건'과 이보다 앞서 저지른 '강간·스토킹 사건'을 병합 수사·송치하겠다는 광산서 수사팀의 건의에도, 박 전 본부장이 두 사건을 분리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축소·은폐 목적의 외압을 가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검찰은 박 전 본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반면 특수단은 광산서에서 두 사건을 모두 형사과에서 수사하겠다고 요청하면서도, 해당 요청을 전후로 수사보고서에 강간·스토킹 사건 관련 표현을 수정하도록 하는 등 부당한 지시가 광산서 안에서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수단은 "국수본 등은 살인이 성적 목적 살인이었는지 여부를 규명할 것을 여러 차례 수사 지휘했다"면서 "국수본의 수사 지휘는 성적 목적을 축소·은폐하려는 것이 아닌, 실체적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이루어졌던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특수단은 광산서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한 배경에 대해서는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 부실한 대응 문제로 경찰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던 상황을 꼽았습니다.
특수단은 "해당 사건으로 경찰서장이 대기발령되고 관련자 징계와 전수점검, 경보 발령 등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며 "광산서장인 A 경무관이 장윤기의 스토킹 신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사회적 비난과 징계 등 불이익을 우려해 두 사건의 관련성을 차단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한 직접적인 징계 대상자인 A경무관 등에게 축소·은폐의 동기가 더 크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수단은 또 현직 경찰인 장윤기 부친이 사건 축소·은폐를 위해 수사에 개입하거나 국수본 관계자와 접촉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국수본 등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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