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동화면세점, 오너가 롯데관광개발 지분까지 담보로
신정희·김한성 보유주식 200만주 양도
사측 “지배구조 영향은 제한적”
2026-09-02 15:27:56 2026-09-02 15:39:17
[뉴스토마토 이하림 기자] 자본잠식 상태인 동화면세점이 기존 채무 상환을 위해 오너 일가가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지분을 동원했습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의 배우자인 신정희 이사와 장남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는 보유 중인 롯데관광개발 주식 200만주를 외국계 금융사에 주식환매조건부(RP) 방식으로 양도했습니다. 동화면세점은 이를 통해 약 16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오너 일가의 주식 환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롯데관광개발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이사와 김 대표는 최근 각각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주식 140만8147주와 59만1853주 등 총 200만주를 아르카노 캐피탈 마켓에 RP 방식으로 양도했습니다. 대여금은 1169만9674달러로 약 160억원이며, 차주는 동화면세점입니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이번 계약에 대해 기존 아모레퍼시픽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대환 거래라고 설명했습니다.
 
동화면세점이 오너 일가의 롯데관광개발 지분까지 동원해 기존 차입금을 차환한 배경에는 장기간의 영업 부진으로 약화된 자체 상환 여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화면세점은 2016년부터 꾸준히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19년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인 2025년에도 매출 111억원, 영업손실 3억원으로 적자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또한 부채가 자산을 662억원 초과해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에서 28억원의 현금이 순유출됐고, 이자비용은 48억원에 달했습니다. 단기차입금도 전체 자산 552억원을 웃도는 732억원으로,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만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에 대응하기 어려운 재무구조입니다.
 
아르카노를 통한 자금 조달은 처음이 아닙니다. 동화면세점은 지난 3월에도 특수관계자인 동화투자개발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주식 77만5865주를 담보로 제공해 아르카노로부터 500만달러를 빌렸습니다. 이후 약 5개월 만에 신 이사와 김 대표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추가 조달한 것입니다. 자체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한 유동성 대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롯데관광개발의 영업실적은 개선되고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이 지난 1일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올해 1~8월 카지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29%, 호텔 매출은 12% 증가했습니다. 카지노 고객의 칩 구매액을 의미하는 드롭액도 같은 기간 14%가량 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화면세점의 자금 조달에 활용된 오너 일가 지분은 롯데관광개발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변수로 꼽힙니다. RP 계약 특성상 아르카노는 양도받은 주식을 처분할 수 있습니다. 신 이사와 김 대표가 향후 주식 200만주를 되찾지 못할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 기반이 그만큼 약화될 수 있습니다. 해당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경우에는 주식 수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의 지분 회수 여부와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소액주주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해당 주식은 신정희 이사와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가 보유한 일부 지분”이라며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현재 지분 구조상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너 일가도 경영권과 주식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진=롯데관광개발)
 
이하림 기자 poetr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