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에 대한 심리를 앞두고 5000억원이 넘는 납품대금 변제 방식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납품업체 등 공익채권자들의 분할 상환 동의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1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2일 오후 3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를 엽니다. 관계인집회는 회생절차에서 채권자와 담보권자, 주주 등 이해관계인들이 회생계획안을 심리하고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5일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확보하면서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고 법원의 최종 인가까지 받아야 회생절차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공익채권 5032억원…납품업체 동의가 관건
관계인집회에서는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주주조가 각각 표결합니다. 회생담보권자조는 75% 이상, 회생채권자조는 66.7% 이상, 주주조는 50%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여기에 법원은 납품업체와 임직원 등 공익채권자들의 분할 상환 동의 여부도 중요하게 살펴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13일 재개장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방문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납품업체의 미지급 대금인 상거래채권은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입니다. 공익채권자는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결권을 갖지는 않습니다. 다만 공익채권은 다른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됩니다. 납품업체들이 미지급 대금의 즉시 변제를 요구할 경우 홈플러스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1일까지 공익채권자로부터 분할 상환에 대한 동의를 약 80% 확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홈플러스의 미지급 납품대금은 5032억원에 달합니다. 지난달 28일 기준 상품 공급업체의 분할 상환 동의율은 62.4%입니다. 임직원 동의율은 87.2%입니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자들에게 3년 내 공익채권을 100% 변제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납품업체들의 반발은 변수입니다. 납품업체들은 메리츠가 보유한 담보신탁채권이 우선 변제되는 등 변제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업 정상화 여부도 변수
영업 재개 이후 매출 흐름도 관계인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전국 67개 주요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총 1164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7월과 비교하면 57% 증가한 수준입니다.
지난 13일 한달만에 재개장한 전남광주 북구 두암동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물건을 구입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이 같은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홈플러스는 일부 납품업체에 선불금을 지급하고 상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매장 내 상품 구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영업 재개 이후 매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직접 홈플러스 대출에 보증을 제공했다는 점 등을 들어 회생계획안 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 법원은 이를 토대로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기한은 4일까지입니다. 반대로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경우 법원이 인가 기한인 4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인가하지 못하면서 회생절차가 폐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파산 수순을 밟게 될 전망입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 성공 여부가 공익채권자의 동의에 달려 있다"면서 "현재는 운영자금 안에서 가능한 수준의 물량만 납품받고 있으며, 인가되면 영업이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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