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 늘리고 싶은데…"킥스가 발목"
건전성 규제·주주가치 제고 충돌
2026-08-31 14:42:18 2026-08-31 15:33:53
[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보험업계가 주주환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해준금)과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준금 적립이 늘면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듭니다. 또 킥스 비율은 배당을 확대할수록 가용자본이 감소해 하락 압력을 받습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 28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고 주주, 애널리스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DB손보는 주주환원 목표를 기존 2028년 별도 기준 35%에서 2030년 연결 기준 40%, 별도 기준 50%로 상향했습니다. 주당배당금(DPS)은 매년 10% 이상 늘릴 계획입니다. 배당 지속가능성을 관리하기 위해 DCR(Dividend Coverage Ratio)을 새로 도입했습니다. DCR은 배당가능이익을 예상배당금으로 나눈 지표입니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해준금 제도를 추가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보험사가 회계상 이익을 내도 보장성 신계약 증가 등에 따라 해준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 실제 배당에 활용할 수 있는 이익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준금은 IFRS17 도입 이후 시가로 평가한 보험 부채가 해약환급금 상당액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이익잉여금에서 법정준비금으로 적립하는 제도입니다. 법정준비금인 만큼 주주배당가능이익 산정 시 차감됩니다. DB손보 해준금은 5조2752억원입니다. 이익잉여금 11조6396억원의 45.3% 수준입니다. 
 
한화생명은 IFRS17 도입 이후 배당을 중단했습니다. 한화생명 해준금은 6조5078억원, 이익잉여금 7조5069억원의 86.7%에 해당합니다. 현대해상도 해준금 등에 따른 배당가능이익 부족으로 지난해 배당을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현대해상 해준금은 4조3603억원입니다. 이익잉여금 8조6114억원의 50.6%입니다.
 
금융당국도 해준금 적립액 증가가 보험사의 배당을 제한한다는 지적에 따라 킥스 비율 등 일정 자본건전성 요건을 충족한 보험사의 적립 부담을 완화해 왔습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건전성 지표입니다. 가용자본을 각종 위험에 대비해 필요한 요구자본으로 나눕니다. 
 
하지만 DB손보 관계자는 해준금 규모가 축소될 때 오히려 킥스가 주주환원 확대의 복병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DB손보 관계자는 "만약 해준금 제도가 바뀌더라도 배당가능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균형 성장 전략과 지표를 유지할 예정이지만, DCR 지표는 크게 올라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킥스 비율이 '허들'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가용자본을 산출할 때 '주주 배당 지급 예정액'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배당을 확대할수록 킥스 비율에 하락 압력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6월 말 DB손보 킥스 비율은 204.3%로 회사가 추가 주주환원 검토 기준으로 제시한 220%를 밑돌고 있습니다. 현행 킥스 비율 법정 기준 130%보다는 높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킥스 비율, 기본자본 비율, 해전금 등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와 주주 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환원은 보호 대상이 다르다"며 "다만 제도가 서로 엮여 배당가능이익과 주주환원 여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두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_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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