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이진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6개 부처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서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등을 깜짝 발탁한 것은 '범여권 통합 행보'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으로 꼽힙니다. 최근 당·청 지지율 동반 하락 등 위기감 속에 이 대통령이 다시 범진보 진영과의 통합·연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치적으로 친문(친문재인)에서 친조(친조국) 인사까지 인재 풀을 넓혔는데요. 최근 이 대통령이 민주당 신임 지도부를 만났을 때 "왼쪽도 챙겨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 인사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왼쪽 너무 안 챙겼다"…이 대통령, 범여권에 '손짓'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을 청와대 정무특별보좌관(정무특보)으로 임명한 것은 당내 통합을, 용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이 의원을 창와대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으로 내정한 것은 진영 내 통합을 꾀하려는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야당도 함께할 수 있는 분 중에 실력 있는 분들이라면 최대한 모시려고 했다"며 "오로지 기준은 실력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청와대 정무특보로 임명된 김 전 위원장은 친노(친노무현)와 친문계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지낸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보좌해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렸습니다. 이어 2017년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후보 수행단장과 대변인 역할을 맡으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의 정무특보 기용은 민주당 내부를 향한 이 대통령의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대표적 '친노·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김 전 위원장을 대통령 정무특보에 위촉한 것도 민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증폭된 여당 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란 해석입니다. 전당대회를 전후로 민주당 내부의 충돌이 점차 격해지는 가운데 대표적 친문계 인사를 이 대통령이 끌어안음으로 해서 갈등 봉합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강 비서실장도 "국민 통합과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든든한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용 의원과 이 의원을 발탁한 것은 범진보 진영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소속은 아니지만 이재명정부와 상당 부분 정책적 지향점이 닮아 있는 범진보·개혁 진영 의원으로 꼽힙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범진보 진영으로 통합과 연대 범위를 넓히기 위한 인사로 보입니다.
특히 이 의원은 합당과 평택을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민주당과 갈등을 빚은 조국혁신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조국혁신당은 입장문에서 "정부, 여당과 민생에는 협력, 개혁 분야에 있어서는 경쟁을 통한 자강을 추구한다는 기조에 따라 더 이상 비워둘 수 없는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 자리에 이 의원을 발탁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을 단일 후보로 결정하고 선거운동을 펼친 범진보 세력의 일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은 이 대통령이 그동안 중도보수 기조에만 기울어져 있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가진 만찬 당시 "우리가 (그동안)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며 "진보 진영도 함께 품고 가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번 인선은 이 발언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 대통령의 행보로도 읽힙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청년예산 언박싱 2027'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통합 인선"…전문가들 "지지층 이탈 차단"
결국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와 민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표면화된 진보 세력의 갈등을 봉합하는 '통합 인선'에 나선 것이란 분석입니다. 민주당의 대통합추진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의 통합 인선으로 읽힌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정무특보 발탁에 대해 "여러모로 정치적 의미가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친문을 상징하기도 하고, 국회와도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인사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범진보 진영과의 통합을 도모하는 인사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특히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결정타였다는 분석입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친노·친문 인사라는 점에서 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인사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왼쪽도 챙겨야 한다'는 말을 이 대통령이 실천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최근 핵심 지지층의 이탈로 개각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통령이 더 늦기 전에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의 현역 의원을 기용했다는 점에서 청와대발 정계개편 시동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주도로 범진보 진영을 통합해 국민의힘과의 1 대 1 선거 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지적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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