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이클의 이면…소부장으로 번져가는 반도체 노사갈등
실적 개선에 성과 공유·처우 개선 요구 확대
“실적 나온 후엔 늦어”…상생안 제도화 필요
2026-08-26 14:24:43 2026-08-26 14:24:43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따른 국내 반도체업계의 초호황 국면에서 노사갈등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서 시작한 성과급 갈등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업체 등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후 실적 개선이 노사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성과급 지급 방침 등 상생을 위한 규정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성과급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노사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보상 확대와 처우 개선을 둘러싼 다툼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산 시가총액 1위 반도체 기업 리노공업(058470)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리노공업지회)는 처우 개선 요구에 나서며 한 달째 전면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주 60시간 노동과 강제연장근무, 연차휴가 제한 등 노동환경 개선 및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지만, 노사 간 이견이 커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 하나머티리얼즈(166090)도 노사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하나머티리얼즈지회)는 지난 22~25일 한시적 파업에 돌입하고, 사측도 이에 맞서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및 시설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사업장 폐쇄로 맞섰습니다. 파업 및 사업장 폐쇄는 전날(25일) 오전부로 종료됐으나, 갈등은 여전한 실정입니다.
 
그 외에도 일본계 반도체 장비업체의 한국법인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 노조(금속일반노동조합 도쿄일렉트론코리아지부)가 지난 11일 설립됐으며,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세메스에서도 세메스 노동조합이 지난 7월 출범했습니다. ASML코리아 노조도 오는 11월 과반노조 지위 확보를 목표로 조합원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어진 ‘연쇄 노사갈등’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기영 반도체공학회 회장은 “핵심 대기업의 실적이 높게 나타나면, 그와 직간접적으로 이어진 소부장 기업들 역시 실적이 개선될 수밖에 없다”며 “당연히 양사 노조에서 나오는 요구가 소부장 기업에서도 나올 수 있다. 노조 목소리를 무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아가 슈퍼사이클이 장기화될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노사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상생 방안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임채운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중소 소부장 기업은 고통 분담은 있지만 결실의 분담은 어렵다”며 “호황 국면에서 적용 가능한, 성과에 비례하는 보상의 제도화도 고민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처우 개선 역시 불황일 땐 기업으로서도 투자가 어렵다. 호황일 때 검토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지금도 상생협력기금 제도가 있다. 기업들이 기금 형식으로 생태계 전반에 대한 처우 개선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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