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대출 문턱 넘는 인뱅…핵심은 '비대면 심사'
법인여신 전문인력 잇단 채용
비대면·자동화 심사 구축 속도
2026-08-26 13:35:29 2026-08-26 14:32:07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중심의 기업금융 영역을 법인으로 넓히면서 비대면 심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기업대출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대면 업무를 일부 허용하면서 여건도 개선됐는데요. 인터넷은행들은 필요한 대면 업무는 보완적으로 활용하되 법인대출의 핵심 심사 과정은 비대면·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입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법인여신의 심사 기준과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카카오뱅크(323410)는 현재 법인여신 제도 기획 및 운영 담당자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인여신 사업을 위한 제도와 심사 정책, 여신 전결권 등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의 재무·비재무 정보와 사업성,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심사 기준을 마련하는 역할입니다. 이를 토대로 비대면 자동화 심사 로직과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 업무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채용 공고에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보증서대출, 부동산대출에 이어 "다음 타깃은 법인여신"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은행이 오프라인에서 처리해 온 기업대출 과정을 비대면·자동화한다는 구상입니다.
 
토스뱅크도 기업대출 상품을 담당할 여신상품 매니저를 채용 중입니다. 기업의 사업성과 재무 상태, 자금 용도,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심사 기준을 정의해 법인대출의 비대면·자동화 심사 구조를 만드는 것이 주요 업무입니다.
 
케이뱅크(279570)는 지난 6월 기업여신 정책 및 제도 기획과 기업여신 시스템의 심사 기준 설계, 심사 모형 운영 등을 담당하는 인력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인뱅 3사가 모두 법인여신 확대를 위한 심사·정책 인프라 정비에 들어간 셈입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의 기업금융은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비대면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신용·매출 정보 등을 토대로 심사 모형을 구축해 개인사업자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지만 법인대출로는 아직 영역을 넓히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기준 7조5297억원으로 작년 말 6조7630억원보다 11.3%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원화대출금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2%에 그쳤고, 현재 취급 중인 기업대출도 개인사업자 대출에 한정돼 있습니다.
 
법인대출의 문턱이 높은 이유는 비대면 영업의 한계와 함께 개인사업자보다 복잡한 심사 과정 때문입니다. 법인여신은 재무제표뿐 아니라 기업의 사업성과 현금흐름, 자금 용도, 담보 등 정량·정성적 요소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기업마다 사업 구조와 재무 상황도 다른 만큼 표준화된 비대면 심사 체계를 구축하기도 비교적 까다롭다는 평가입니다.
 
가계대출에 대한 총량 관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은 기업금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법인여신까지 대상을 확대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입니다.
 
금융당국도 인터넷은행의 기업금융 확대에 맞춰 대면 업무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해 기업의 실제 사업 영위 여부, 서류의 진위 등을 확인하기 위한 대면 심사를 허용했습니다. 다만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실제 대출심사 과정에서 대면 업무를 활용하는 데는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에는 대면 업무 범위를 한층 넓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인터넷은행이 기업대출을 심사할 때 자금 용도와 상환 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대표자나 임직원을 직접 면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출금의 목적 외 사용 여부를 확인하거나 담보물의 현황과 가치를 점검하는 업무 등도 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대면 영업 원칙은 유지하되 기업금융 과정에서 불가피한 대면 업무를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법인여신은 비대면·자동화 심사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한 영역에서 대면 업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구축될 전망입니다. 재무 정보나 거래 데이터처럼 표준화할 수 있는 영역은 시스템으로 심사하고, 사업성이나 자금 용도, 담보물 확인 등 추가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대면 절차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관건은 비대면 심사의 정확도와 건전성 관리입니다. 개인사업자보다 규모가 크고 사업구조가 복잡한 법인까지 대출 대상을 확대하는 만큼 기업의 상환능력과 부실 가능성을 비대면 심사로 얼마나 정교하게 가려낼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인대출은 개인사업자보다 기업별 특성이 다양하고 건별 대출 규모도 커질 수 있어 상품 출시보다 심사 정책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며 "비대면 자동화 범위를 확대하면서도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법인여신 확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원 카카오뱅크 모습.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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