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애셋]클래리티 법안 새 국면…휴회 기간 물밑 협상
9월15일 상원 토론종결 표결
윤리조항 등 쟁점 해소 관건
SEC·CFTC는 규칙 제정 ‘박차’
2026-08-14 14:54:59 2026-08-14 14:54:59
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상혁 기자] 미국 디지털자산 포괄법안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상원 토론종결(Cloture) 표결이 9월로 넘어가면서 8월 휴회 기간 중 백악관과 민주·공화 양당의 물밑 협상이 향후 입법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토론종결이란 상원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본회의 표결로 넘어가기 위해 통상 60표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뜻합니다.
 
미 상원 웹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9월 11일까지는 지역구 활동 기간입니다. 의원들은 이 기간 워싱턴DC를 떠나 지역구 활동에 들어간 뒤 9월14일 본회의 일정에 복귀합니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클래리티 법안이 8월 휴회 전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면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지기 때문에 입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미국 상원이 9월 15일 가상자산(디지털자산) 포괄 법안 클래리티법안(CLARITY Act)의 심의 개시 여부를 묻는 절차 표결을 실시한다.(이미지=디지털애셋)
 
토론종결 신청, 막판 불씨 살려
 
그러나 상원이 휴회에 들어가기 직전 변화가 있었습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8일 클래리티 법안을 본회의에서 심의하기 위한 동의안에 토론종결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토론종결 표결은 9월15일 오후 2시15분에 이뤄지게 됐습니다. 휴회 직전까지 표결 일정조차 잡히지 않으면서 법안 좌초 우려가 커졌었지만, 막판에 토론종결 신청이 이뤄져 희망의 불씨가 살아난 것입니다.
 
물론 토론종결을 넘더라도 수정안 처리, 추가 토론종결, 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러나 튠 원내대표가 휴회 직전 토론종결을 신청했다는 것은 법안을 상원 의사일정에서 내려놓지 않고 9월 복귀 직후 우선적으로 다루겠다는 뜻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백악관도 법안 처리 의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패트릭 위트 백악관 디지털자산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X에 “행정부가 9월에 클래리티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리조항·스테이블코인 관건
 
이에 따라 8월 휴회 기간 동안 법안 주요 쟁점에 대한 물밑 협상이 얼마나 이뤄지는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디지털자산 사업 이해상충 문제를 다루는 윤리조항입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가 재임 중 디지털자산 사업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을 보다 강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습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과 루벤 가예고 민주당 의원이 마련한 초당적 절충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디지털자산 사업 지분 처분을 요구하는 내용과 함께 집행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백악관은 초당적 절충안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윤리조항만 해결한다고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지역은행들의 거듭된 반발이 공화당 내부 표심을 흔드는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과 경쟁하면 지역은행에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는데, 클래리티 법안의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안에 포함된 스테이블코인 보상·수익 관련 규정이 핵심입니다.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가 사실상 이자와 유사한 경제적 혜택을 받으면 예금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자산 업계는 지나치게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막으면 산업 혁신을 제한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 개발자와 비수탁형 소프트웨어 사업자의 규제 책임 범위를 정하는 블록체인 규제 명확성 관련 조항도 추가 쟁점으로 거론됩니다. 이 조항은 탈중앙화 프로토콜 개발자의 법적 책임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업계는 찬성하고 있지만 수사기관은 자금세탁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상품에 대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권한과 세부 시장구조를 정하는 상품 관련 조항도 추가 조율이 예상됩니다.
 
중간선거 전 남은 기간 3주
 
전문가들은 9월 의사 일정 재개 후 중간선거 전까지 입법 기간이 단 3주에 불과해 8월 휴회 기간 동안 협상에 큰 진전이 있어야 입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원의원들은 9월14일 워싱턴DC에 복귀하지만 9월21일 비회기일이 잡혀 있고 10월5일부터 11월6일까지는 다시 지역구 활동 기간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의원들의 지역구 선거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양당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쟁점에서 타협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9월15일 첫 토론종결 표결에서 60표를 확보하려면 의원들이 워싱턴DC에 복귀한 뒤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식으로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백악관과 양당 의원실, 업계와 은행권이 휴회 기간 중 물밑에서 어느 정도까지 절충안을 만들어 놓느냐가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미국 상원 클래리티 법안 입법 일정 타임라인.(이미지=디지털애셋)
 
SEC·CFTC 규칙으로는 ‘한계’ 
 
만약 법안 입법이 불발되더라도 미국 디지털자산 규제 정비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입법과 별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가 기존 법률에서 부여 받은 권한을 활용해 규칙과 해석 지침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EC는 14일 공개회의에서 특정 디지털자산 관련 투자계약을 위한 맞춤형 발행 규칙을 심의합니다. SEC는 이를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디지털자산 발행에 등록 면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CFTC 역시 오는 20일 코인베이스, 리플, 로빈후드, 나스닥 등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혁신자문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합니다. 위원회는 블록체인 등 기술 변화에 맞춰 CFTC의 규제 체계를 어떻게 현대화할지 자문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앞서 SEC와 CFTC는 지난 3월 디지털상품, 디지털수집품, 디지털도구,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증권 등을 구분하고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투자계약이 언제 시작되고 종료되는지를 명확히 하는 공동 해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다만 행정기관의 규칙 제정만으로 클래리티 법안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SEC와 CFTC는 의회가 기존 법률을 통해 부여한 권한의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기관의 관할 경계를 새로 설정하고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에 적용되는 일관된 시장구조를 확립하는 데는 의회 입법이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기반이 됩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지난 3월 “디지털자산 규제를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의회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송창섭 블롭 웹3 디렉터는 <디지털애셋>에 “미국의 양당 지도부가 협상 의지가 있다는 점에선 9월 법안 통과가 긍정적이지만, 중간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입법 주체들이 8월 동안 협상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상혁 기자 seminomad@digitalasset.works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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