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통합 과정에서 조종사 ‘시니어리티(서열)’를 둘러싼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번진 가운데, 경찰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당 위원장은 경찰의 결정을 수용하고 오는 12월 통합을 앞두고 무고죄 고소 등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수사한 뒤, 지난달 30일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최 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 사측에 보낸 공문에서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입사 과정과 관련한 주장을 제기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최 위원장은 공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민간 출신 조종사들은 능력이 뛰어나 아시아나항공에 먼저 입사한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에 탈락하고 비행시간 1000시간을 채워 대한항공에 입사하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 소속 일부는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며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최 위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양사 조종사 갈등이 경찰 수사로까지 번진 것입니다.
서열(시니어리티)은 조종사들의 승진과 직급, 비행기 기종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근로조건입니다. 서열에서 한 칸만 밀려도 기장 승급 시점이 수년 늦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임금과 비행경력에도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시니어리티는 통합 이후 양사 조종사 간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꼽힙니다.
최 위원장은 경찰의 이번 불송치 결정을 계기로 추가적인 법적 공방에는 나서지 않기로 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수사기관은 불송치(혐의없음)라는 법과 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정을 내렸다”며 “다가오는 12월 성공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을 지원하고, 양사 조종사들이 화학적 결합을 위해 ‘원 팀’으로 융합될 수 있도록 이번 고소 건에 대해 추가적인 대응을 일절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최 위원장은 “통합을 앞둔만큼 소모적인 법적 분쟁이나 감정적 대립보다는 통합 항공사가 ‘안전’이라는 바탕 위에 글로벌 메가캐리어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엄중한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향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는 “KAPU와 지금까지 쌓인 모든 갈등과 앙금은 과감히 털어내고 진정한 화합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통합항공사 체제에서 그 어떤 조종사도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근로조건 보장 및 복지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합 대한항공은 오는 12월17일 출범할 예정입니다. 이번 불송치 결정으로 형사 절차는 일단락됐지만, 통합 이후 조종사들의 승진 및 근로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니어리티를 둘러싼 노사 협상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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