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보험업권 디지털 전환(DX)을 위해 공공 마이데이터 활용에 속도를 내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미래 신사업으로 꼽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필요한 의료데이터 개방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았습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손보협회와 한국신용정보원은 가족관계증명서를 공공 마이데이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협의했습니다. 금융소비자의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 심사에 필요한 서류 제출을 자동화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그간 제3보험 시장 등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두 협회가 대의를 위해 전격 연대에 나서며 더욱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공공 마이데이터는 행정·공공기관이 보유한 본인 정보를 정보 주체의 요구에 의해 본인이나 본인이 지정한 제3자에 전자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보험회사가 이용 중인 공공 마이데이터는 주민등록등·초본, 자동차 등록원부 등 35종의 증명서이며 이번 협의로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추가됐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300만건 이상의 종이 서류를 없애는 페이퍼리스(Paperless) 금융으로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협의에 따라 보험업권에서 최초로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곳은 KB손해보험입니다. KB손보는 지난 15일 미성년 자녀 보험금 청구 심사 업무에 해당 서비스를 우선 적용했습니다. 또한 이달 말까지 자동차보험 자녀 할인과 운전자 한정 특약에도 시범 적용할 계획입니다. 오는 8~10월 중에는 삼성화재·삼성생명·NH농협생명·DB손해보험 등 다른 보험사들도 공공 마이데이터 활용 혁신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뵐 예정입니다.
업권별 활용 전략도 명확히 갈립니다. 손보업권은 운전자·자녀 특약과 미성년 자녀의 사고로 인한 일상생활배상책임(일배책) 등에 중점을 두는 반면, 생보업권은 사망·상속 보험금 서류 감축과 지급 기간 단축, 고령 부모님 요양 및 대리 청구 지원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업계는 향후 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및 지자체 공공 데이터 연동까지 마이데이터 영토를 확장할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의 최종 관문인 의료데이터 활용은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개인 진료기록 등 보건의료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법 발의 등 법제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데이터 제공 주체인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입니다.
김형갑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는 지난달 22일 국회 공청회에서 "의료데이터가 AI 학습에 활용되면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며 민감정보 유출을 우려했습니다. 이윤표 대한약사회 정보통신이사 역시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의 출발점은 민간기업의 사업 확대가 아닌 환자 안전과 치료 연속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공 마이데이터 활용으로 절차 간소화에 속도가 붙었지만, 의료데이터 개방이란 추가 관문이 남았다"며 "의료계와의 신뢰 구축과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CI. (사진=각 협회,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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