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레버리지 진입벽 높였지만…"근본해법엔 한계"
예탁금 3배 올리고 거래단위 확대, 괴리율 관리강화
괴리율 관리·수요억제 효과 놓고 업계선 한계 지적
반도체업황 변수 여전 "ETF만으로 변동 설명 어려워"
2026-07-16 20:42:45 2026-07-16 20:42:45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정부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기본예탁금을 현행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보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보완대책을 잘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입니다. 다만 이번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진입 장벽을 높이는 수준의 '임시 처방'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6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점검회의(F4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방안을 내놨습니다. 기존에는 1000만원 중 70%까지 주식 등 대용증권으로 채울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전액 현금으로만 인정됩니다. 매매수량 단위도 1주에서 20주로 늘어나 최소 매수 금액이 커집니다. 지금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통상적인 레버리지 ETF와 마찬가지로 1만~2만원 수준으로 발행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초자산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20주 단위 거래가 시행되면 투자에 필요한 최소 금액이 그만큼 늘어나, 소액으로 손쉽게 사고파는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려는 취지입니다. 예탁금 상향은 내달 중, 매매수량 단위 변경은 오는 11월 중 각각 시행됩니다. 증권사(LP)의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도 3%에서 2%로 강화되고, 사전교육 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납니다.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 상장은 잠정 중단되고, 기존 상품에 대한 광고·마케팅도 전면 금지됩니다.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됐던 레버리지 배수 조정(2배→1.5배)은 이번 방안에서 빠졌습니다. 배수를 낮추면 기존 2배 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후 주가가 오를 때 손실을 만회할 폭이 오히려 줄어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ETF도 펀드로 분류돼 배수 조정 시 수익자총회를 거쳐 투자자 동의를 받아야 할 수 있다는 절차적 부담도 배제 배경으로 꼽힙니다. 
 
변제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역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미국도 단일 종목은 2배까지 허용하는데 국내만 1.5배로 낮추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며 "국내는 1.5배, 해외는 2배로 차등을 두는 게 제도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 재인증 주기 단축, 선행 투자경험 요건 신설 등은 '테이블에 올려놓는' 수준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대책이 근본적 해법이라기보다 신규 투자자 진입을 제한하는 수준의 보완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애초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ETF는 교육을 덜 받고 예탁금이 적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기존 투자자가 보유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건 규제 대상이 아니고 추가 매수 시에만 새 기준이 적용되는 데다, 이미 사전교육 이수자가 64만명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신규 진입 억제만으로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날 대책 발표 이후 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 설문에서는 응답자 2037명 중 86%가 "효과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괴리율 관리 강화도 논란거리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기초자산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상 변동성이 클수록 괴리율이 벌어지는 게 자연스러운데, 이를 억지로 좁히려다 오히려 '왝더독'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매매수량 단위 확대(1→20좌)에 대해서도 실제 투자자들이 통상 소량 매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요 억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일 회전율 제한이나 담보대출 차단 같은 직접적 조치가 빠져 "당초 예상보다 대책 강도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시장 압력을 키우는 주 요인이 거래 횟수보다 운용자산(AUM) 자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융위도 공감하는 모습입니다. 금융위는 현재 12조원 수준인 레버리지·곱버스 시장 규모가 이번 대책으로 3분의 1가량인 4~5조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자체 추산하며, 이를 1차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는 신규 매수를 억제해 자연 감소를 유도하는 방식일 뿐, 기존 보유 물량을 직접 정리하는 조치는 아니어서 실제 효과가 예측대로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시행 시기가 8월로 늦춰지면서 그 사이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변 국장은 "레버리지 ETF는 회전율이 100%를 넘을 정도로 짧게 사고파는 상품이라, 한달씩 들고 갈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고 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서학개미 자금의 국내 환류와 외화 유출 방지를 목표로 지난 5월 27일 16개 상품이 처음 출시됐습니다. 그러나 출시 이후 개인 순매수 규모가 3주 만에 8조2000억원을 넘었고, 순자산총액(AUM)도 상장 첫날 약 5조원에서 한달 만에 17조6000억원까지 급증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올해 사이드카도 36번(작년 3번) 발동됐는데 절반이 상품 출시 이후 몰렸습니다. 운용사가 목표 레버리지(2배)를 유지하기 위해 주가가 오르면 추가 매수하고 내리면 추가 매도하는 이른바 '숏 감마(Short Gamma)' 구조가 가격 변동을 증폭시킨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레버리지 ETF가 최근 증시 변동성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해석에는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밸런싱 거래는 대부분 장 마감 무렵 이뤄지는데 실제 변동성 확대는 오전장을 포함한 장중 전반에서 나타났다"며 "최근 변동성 확대는 오히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과 연관해 생각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금융위도 이날 백브리핑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도 같은 기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며 "주식시장 변동성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뒤 왼쪽은 이억원 금융위원장, 뒤 오른쪽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재정경제부)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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