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은행 가산금리 손질…금리 인하효과 체감 미미
2026-06-29 14:11:05 2026-06-29 14:27: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에 부과하던 법정 비용 떠넘기기가 다음달부터 금지됩니다. 최대 0.3%p 금리 인하 효과가 기대됩니다. 다만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만큼 실질적인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에 법정 비용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한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이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됩니다. 그동안 은행이 근저당권 설정비와 출연금 등 법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출금리에 포함해 차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법정 비용은 지급준비금,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예금보험료, 서민의 금융 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개별 법률에 따른 각종 보증기금 출연금 등입니다. 
 
교육세법 개정안에 따른 금융·보험업자 교육세율 인상분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습니다. 교육세율은 기존 금융·보험업자 수익금액의 0.5%에서 수익금액 1조원 이하 0.5%, 1조원 초과 1.0%로 개편된 바 있습니다. 교육세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해당 인상분을 대출금리에 전가하는 것은 제한됩니다. 
 
관건은 법적 비용 제외 효과가 실제 최종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로 구성해 산정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산금리에는 업무 원가와 목표이익률, 신용 원가, 자본비용 등이 반영됩니다.
 
법정 비용 항목이 빠지더라도 은행이 리스크프리미엄, 유동성프리미엄, 목표이익률, 우대금리 등 다른 항목을 조정할 경우 최종 금리 인하폭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은행권은 지난 2012년 대출 모범 규준을 제정을 통해 교육세를 대출금리 가산금리 구성 항목으로 포함시켰고, 이 결과 대출금리가 5% 수준일 때 금리가 2~4bp(1bp=0.01%p) 정도 추가로 오르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여신 업무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산정 등 방식에 대한 수정 없이 현행대로 금리를 산정한다면 교육세율 상향에 따른 가산금리 인상분은 4~6bp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교육세와 보증기관별 출연금 비율을 가산금리에서 제외할 경우 최대 0.3%p 인하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실제 적용 폭은 은행별 원가 구조와 대출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는 7월부터 은행이 일부 법적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은행권이 우대금리 등 다른 항목을 조정할 경우 대출금리 인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은행권 관계자는 "법적 비용이 제외되더라도 시장금리나 조달비용 변화에 따라 가산금리는 계속 조정된다"며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시장금리 상승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고채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도 함께 높아집니다. 이는 결국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중금리는 이미 오름세입니다. 국내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무보증 AAA 등급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연 4.269%로 한 달 전(4.182%)보다 0.087%p 상승했습니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41%,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연 6.16% 수준인데요. 기준금리 인상 시 주담대는 8%대, 신용대출은 7%대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입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도 대출금리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은행권은 이미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대출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 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출 유인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 금리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변수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두 차례에 가까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은도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도 이번 제도 개선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금리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적 비용 항목이 빠지면서 가산금리가 낮춰지더라도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자체 마진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감소할 수 있다"며 "개정안의 효과는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