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 책임론이 다시 분출됐지만, 정점식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당내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경고했습니다. 이로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가능성은 한층 낮아졌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당분간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당분간 현 지도부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입니다.
"가을 전에 총사퇴"…"품격 보여야"
국민의힘이 18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 거취를 놓고 다시 한번 공개 충돌했습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계파와 선수를 가리지 않고 장 대표 사퇴 요구가 쏟아졌지만, 장 대표는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러자 친한(친한동훈)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장 대표의 거취를 재차 압박했습니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공개발언에서 "우리 지도부가 (투표용지 부족으로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태가 좀 마무리되는 때, 적어도 가을 전에는 총사퇴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러기 위해선 지도부가 이번 선관위 사태를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용한다는 불신도 해소할 수 있고, 당력도 집중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마이크만 잡으면 외계어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마이크를 잡는 것이 몹시 부끄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두 발언이 끝난 후에는 정점식 원내대표도 우 최고위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발언으로 하는 건 결국 최고위 구성원들의 난맥상만 보여줄 뿐이다. 우리 당의 품격을 보여주길 간곡하게 당부드린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우 최고위원은 지도부 총사퇴를 요청했습니다. 15일에는 양향자 최고위원이 "좀비 지도부"라고 지적하며 총사퇴를 요청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폭발했습니다. 송석준 의원이 공개 발언을 요청하자 당에서 이를 막았고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은 "나가서 하라"며 충돌했습니다.
또 3시간가량 진행된 의원총회 직후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가 이번 선거 과정과 결과에 있었던 일을 책임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송 의원을 비롯해 윤한홍·신성범·이종배·박형수·권영진 등 중진 의원들도 한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경기 지역 의원들은 국회에서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가 취소했습니다. 다수 의원이 조찬 모임에서 기자회견을 추진하자고 했지만, 안철수·김은혜 의원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회견이 무산됐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동욱·김재원 거취 주목…장동혁은 돌연 '입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려면 당헌·당규에 따라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해야 합니다. 지난해 8월에 선출된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은 신동욱·김민수·김재원·양향자·우재준 5명입니다. 이 중 김민수 최고위원은 장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는 당권파로 분류됩니다.
이 밖에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도 당권파,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은 비당권파로 분류되는데요. 비당권파에 이어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까지 사퇴에 가세하면 지도부가 해산하고 정점식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게 됩니다. 결국 두 최고위원의 선택이 장동혁 지도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두 최고위원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개인 일정을 이유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취 압박이 이어지는 것을 어떻게 보고 있나'라고 묻자 "우리가 장 대표의 거취를 고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 의원들의 주류가 형성돼야 바뀌는 것이지 혼자 주장하거나 계파 이익만 생각해선 안 된다"며 "당 안에서 주류적 흐름과 분위기를 보는 입장에서는 당분간 지도부 사퇴 얘기는 못 나올 것이다. 키맨을 움직이려면 더 지혜롭게 행동해야 한다. 제안한 내용이 당의 미래를 위해 맞는 제안이란 신뢰를 갖게 얘기해야 키맨이 흔들리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도부는 쇄신 분위기를 위한 방안으로 당직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음 주부터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과로로 서울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의료진의 권고로 입원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올해 초에 있었던 단식 투쟁의 여파와 함께 지방선거 이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위 현장을 오가면서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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