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카카오뱅크, 달러박스 접고 외화통장 승부…후발주자 한계 넘을까
외화자금 평균잔액 3개월 새 4배 증가
후발 진입에 환율 우대 등 경쟁력 과제
2026-06-19 07:00:00 2026-06-19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7일 16: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외환 서비스의 축을 달러 보관 중심에서 외화예수금 기반으로 옮긴다. 달러에 한정됐던 기존 서비스를 종료하고 다통화 외화통장을 출시하면서 외화 수신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존 달러박스가 조달 기반으로는 충분한 규모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후발주자로 외화통장 시장에 진입한 만큼, 상품 경쟁력과 수익화 가능성은 과제다.
 
(사진=카카오뱅크)
 
외화자금 3개월 새 4배…대부분 외화예수금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자금 조달 평균 잔액은 77조2057억원이다. 이 중 외화 자금 평균잔액은 1684억원으로, 전년 말 427억원 대비 약 4배 늘었다. 3개월 만에 외화 예수금이 확대된 데는 외화예수금 확대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외화 예수금 평균 잔액은 415억원에서 3개월 만에 1669억원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외화예수금 평균잔액 증가는 환율 변동성에 따른 수요 확대다. 원·달러 환율 등락이 커지면서 달러 거래가 늘었고, 이 과정에서 카카오뱅크의 외화 관련 평균 잔액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의 대표적인 외화 서비스로는 달러박스가 꼽힌다. 2024년 출시된 서비스로, 달러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출시됐다. 다만 미미한 성장세에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외화통장을 출시하면서 달러 세이프박스로 대체한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 출시 당시 조달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조달 자금 확대가 녹록지 않아 기대 이상으로는 모이지 않았다.
 
카카오뱅크의 외화 예수금 잔액 추이도 마찬가지다. 달러박스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외화 기타 부채 항목으로 반영됐다. 은행현황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카카오뱅크의 외화 예수금 잔액은 7000만달러로, 전년 말 1억3400만달러에서 되레 줄었다. 거래량이 확대되면서 평균 잔액은 늘었으나, 실질적으로 분기 말에 남아있는 잔액은 줄어든 셈이다.
 
외화환산손익도 되레 감소했다. 외화환산손익은 결산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자산의 가치의 등락에 따라 결정된다. 1분기 카카오뱅크의 외화환산손익은 8억200만원으로 전년 13억7300만원에 비해 급감했다. 
 
달러박스 종료, 외화통장으로 전환
  
달러박스의 경우 환전 서비스로 분류돼 별도 금리를 제공하지 않는 장점도 있었으나, 이를 포기하고 외화 예수금으로 전환했다.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는 오는 9월15일 종료될 예정이며, 보유 중인 달러박스 잔액은 외화통장으로 옮겨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전환은 외화 조달의 성격을 바꾸는 의미가 있다. 기존 달러박스가 달러 보관과 환전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외화통장은 다통화 외화예수금을 통해 수신 기반을 넓히는 구조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외화예수금 규모가 커질수록 외화자금 운용 여지가 넓어지고, 환전·송금 등 외환 관련 수수료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외화 예수금을 더 적극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데는 고객 외환 서비스 강화와 더불어 글로벌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 마련 목적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지분 투자와 태국 가상은행 참여, 몽골 MCS그룹과의 협력 확대 등 해외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장기적으로 외화 조달 자금이 늘어날 경우 운용 등을 통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데다, 유동성 개선 등으로 글로벌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달 자금의 회계 분류 변화에서도 이 같은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기존 달러박스를 통해 조달한 외화자금을 기타 자금으로 분류했다면, 지난해 3분기부터는 외화 예수금으로 재분류했다. 외화통장 출시 전 달러박스 내 달러 거래량 확대와 더불어 잔액 증가에 미리 대비했다고 해석 가능하다. 달러박스 서비스 초창기에는 규모가 작아 기타 조달 자금으로 분류했으나, 규모가 이전 대비 커지자 예수금으로 다시 분류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5일 출시된 외화통장은 자체 이자는 없으나, 달러 세이프박스를 통해 지급한다. 출시일 기준 카카오뱅크 달러 세이프박스의 기본금리는 2.1%다.
 
다만 경쟁력이 문제다. 이미 타사에서 출시한 서비스는 2년 넘는 기간동안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 2024년 출시한 외화통장을 통해 외화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지원통화, 환율 우대율 측면에서 열위한 위치다.
 
카카오뱅크 원화 통장과의 연계가 쉬운 장점은 있으나,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외화통장이 살 때와 팔 때 모두 100% 환율 우대를 적용한다. 카카오뱅크의 외화통장의 경우 외화를 살 때는 100% 우대를 적용하지만, 팔 때는 70% 우대율을 적용해 고객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카오뱅크는 외화 예수금을 확대해 운용하고, 수익성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라며 "외화 통장 이용 고객 증대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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