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국참' 참관)무너진 검찰의 '대북 묘목 뇌물설'
쟁점은 조경용 수목 '금송'의 재해예방 적절성'
산림청 공무원 "조경용 금송도 재해예방 가능"
통일부 공무원 "묘목지원 사업, 검찰 수사 신기"
"검찰, '이재명도 알았지?'" 표적 수사 주장도
2026-06-12 16:44:14 2026-06-12 16:44:14
[수원=뉴스토마토 강예슬·정주현 기자] 북한에 환심을 사려고 위법하게 묘목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이 검찰의 논리를 반박하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검찰의 '대북 묘목 뇌물설'이 무너졌습니다. 
 
검찰은 경기도가 조경용으로 주로 쓰이는 '금송(金松)'을 북에 산림복구용으로 전달한 것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공판에서는 북한의 산림복구 개념에는 사람이 사는 마을, 공원 등에 조경을 목적으로 나무를 심는 일도 포함되며, 금송도 자연재해 예방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5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이 이뤄지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204호 법정 모습.(사진=뉴시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는 지난 1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4차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대북 묘목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산림복구 목적에 맞지 않는 금송 등을 지원했다며 2025년 2월25일 기소했습니다. 공판은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지난 8일부터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림청 공무원 "금송도 자연재해 예방 가능"
 
이날 공판의 주요 쟁점은 북한에 지원한 금송을 산림복구용으로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당시 통일부 고시 '남북 인도적 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을 보면,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 중 하나로 '자연재해 예방차원에서 산림복구 및 환경보전 노력을 지원하는 사업'이 명시됐습니다. 검찰의 주장은 값이 비싼 조경수목인 금송은 자연재해를 예방할 수 없어 해당 규정을 위반해 대북지원을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의 논리를 반박하는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대북지원 당시 산림청남북협력단에 근무하며, 북에 묘목 반출에 관해 검토한 산림청 공무원 강모씨는 '산림복구' 개념에 대해 "수림화와 원림화를 같이 묶어서 산림복구라고 이야기 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수림화는 숲을 조성하는 것, 원림화는 도시나 농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공원, 유원지, 녹지 공간을 조성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사업'을 뜻합니다. 조경 목적으로 쓰이는 금송이 대북지원 사업 물품에 선정돼도 이상할 게 없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금송이 산사태 등 자연재해 예방에 적절하냐고 재차 추궁했습니다. 그러자 강씨는 "(금송의 묘목 값이 비싸) 경제수로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거지 (자연재해 예방 목적으로 산에) 심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북 묘목 지원 사업 검찰 수사에 "신기해"
 
당시 대북지원 물품 반출을 승인한 통일부 공무원 김모씨 역시 대북 묘목 지원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습니다.
 
김씨는 '수사과정에서 부당하다고 생각한 사례가 있냐'는 변호인 질의에 "2000년부터 통일부 사무관 근무해, 당시 검찰 조사받을 때 (근속이) 20년 넘었을 시기"라며 "묘목 물자 반출이 문제된다는게 신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금송이 5m가 넘으면 1000만원이 넘는다고 검찰이 나무랐던 것이 생각나느냐'는 변호인 질의에 "북에 보내는 건 50㎝ 묘목인데,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게 나중에 몇미터가 넘으면 고가가 되니, 뇌물'이라고 말했다"며 "경기도 내에서 보내는 물자는 몇십센치미티(cm) 짜리고, 이게 나중에 크면 매우 고가가 되니까 뇌물 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묻는데, 너무 특이한 말이라 기억난다"고 답했습니다. 
 
같은날 증인으로 출석한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도 "뇌물이라면 즉시 쓸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조그만 묘목을 5년 이상 키워서 뇌물로 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신 전 국장은 당시 경기도청에서 대북지원 사업 실무를 총괄하던 인물입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10월2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수사 핵심은 이재명 뇌물 인지 여부" 주장도
 
검찰의 무리한 수사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신 전 국장은 "제가 조사받을 때 검찰이 집중적으로 물어본 게 묘목"이라며 "(묘목이 북한 고위층에 대한) '뇌물 아니냐'고 추궁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이재명 지사도 뇌물인 걸 알고 있었죠', '묘목 사업을 이 지사 또는 그 측근에게 보고했죠' 라고 묻는 게 제 수사의 핵심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에 언론에 공개된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의 통화 녹취록을 언급하며, 자신과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대북지원 사업 검찰 수사는 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그는 "(통화 녹취록에서 박 검사가) 이 대통령을 '두 가지로 몰고 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제3자 뇌물, 직권남용 등 묘목 표현이 나온다"며 "제가 묘목 부분에서 유죄였다면 당연히 이 대통령도 (재판을) 걸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증언은 이뿐 아닙니다. 지난 10일 진행된 3차 국민참여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경기도 평화협력국 주무관 이씨는 "(수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언급됐다"며 "여러차례 조사가 너무 많아서 (정확하지 않지만) 결재라인에 있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이런 큰일을 보고없이 지나갈 수 있냐고 물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 검찰의 '공소권 남용'에 또다시 일침 
 
한편 이날도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권 남용에 대해 재차 일침을 가했습니다.
 
송병훈 부장판사는 검찰이 불출석한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력위원장의 과거 법정 진술을 증거로 채택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재판부 입장은 검찰이 신청한 증인이 불출석할 땐 검찰이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이라며 "만약 이 사건에서 (증거로) 채택해 유죄 판결이 나고 (사건이) 항소심에 갔을 때, 피고인 측에서 계속 (안 전 회장을) 피고인 증인으로 불러야 하는 걸 피고인이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은 당초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출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습니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금송이 고급 주택에 쓰이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에 지원했다고 주장한 이로 검찰 측에 유리한 증인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재차 이의를 제기하자 재판부는 "(안 전 회장의 과거 법정진술의) 증거능력이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 (검찰이) 신명섭 사건에서 피고인을 함께 기소하지 않음으로서 발생한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검찰이 경기도 대북지원 사업 과정에서 신 전 국장과 이 전 부지사가 공모 관계에 있다고 보면서도, 신 전 국장과 이 전 부지사를 쪼개 기소한 것을 지적한 겁니다.
 
재판부는 안 전 회장이 다음 주에 출석이 가능하다면, 일정을 조정해 증인신문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경기 수원=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경기 수원=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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