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착시…좀비기업 '역대 최대'
수익성 5년 만 최고…좀비기업 되레 증가
삼성·SK하이닉스 빼면 수익성 제자리
2026-06-10 18:10:11 2026-06-10 18:15:33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호조가 전체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은 오히려 늘어나며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대기업이 평균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취약 기업은 증가하면서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한 모습입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만4456곳의 성장성은 둔화했지만 수익성과 안정성은 개선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익성 개선에도 취약기업 늘어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이자보상비율이 상승했지만,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도 함께 확대됐습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 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보다 금융 비용이 많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이를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을 판단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합니다.
 
구체적으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수 비중은 2024년 38.5%에서 지난해 39.9%로 1.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영업적자를 기록한 0% 미만 기업 비중도 26.2%에서 28.2%로 2.0%포인트 확대됐습니다.
 
반면 다른 구간의 기업 비중은 모두 줄었습니다. 구간별로 보면 △100~300% 미만 20.8%(전년 대비 0.4%포인트 감소) △300~500% 미만 6.7%(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 △500% 이상 32.6%(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기업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오히려 늘어난 셈입니다. 일부 반도체·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평균치를 끌어올렸지만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경영난을 겪는 상황입니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평균…수익성 격차는 확대
 
실제 지난해 좀비기업이 늘어났음에도 전체 법인기업의 수익성은 개선됐습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2%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2021년 6.8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반도체를 중심 일부 업종에 집중됐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9%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 전년보다 6.2%포인트 상승한 15.0%를 기록하며 전체 제조업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반면 운수·창고업은 2024년 8.8%에서 지난해 6.7%로 낮아졌고, 건설업도 3.0%에서 2.0%로 하락했습니다.
 
기업 규모별 격차도 뚜렷했습니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4년 5.6%에서 6.6%로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은 4.8%에서 4.6%로 하락했습니다. 
 
이미주 경제통계 1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이날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오른 이유는 고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반도체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높아졌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4.9%로 크게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장성 지표는 둔화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은 2.5%로 전년(4.2%)보다 낮아졌습니다. 업종별로는 석유정제·코크스(1.0%→-7.4%)와 화학물질·제품(4.0%→-2.4%)을 중심으로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이 5.2%에서 3.2%로 하락했습니다. 비제조업도 운수·창고업(12.8%→2.9%) 둔화 영향으로 3.0%에서 1.6%로 낮아졌습니다.
 
전자·영상 통신장비 업종의 매출액증가율 역시 2024년 21.6%에서 지난해 15.1%로 낮아졌습니다. 다만 한국은행은 2024년의 높은 증가율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팀장은 "2023년도 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 15.9%를 기록하면서 2024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지난해 15.1%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됐습니다. 전체 부채비율은 2024년 103.4%에서 지난해 98.3%로 하락했고 차입금의존도도 28.4%에서 27.3%로 낮아졌습니다. 부채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37.4%에서 39.1%로 늘어난 반면 500% 이상 기업 비중은 13.0%에서 11.9%로 감소해 재무구조는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E 12단 제품 모습.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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