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방송을 확인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또다시 참패하면서 2024년 총선부터 내리 3연패를 기록했습니다. 이로 인해 보수 진영의 노선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선거 과정에서 '윤 어게인(다시 윤석열)'을 내세운 친윤(친윤석열)계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면에 소환하면서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로 인해 확장성 확열에 실패, 지지층만 결집시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 강한 회초리를 들며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부터)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원 사격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이명박근혜' 전면에…지지층 결집만
3일 발표된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1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을 비롯해 11곳에서, 국민의힘은 경북 1곳에서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JTBC> 예측조사에는 민주당은 10곳, 국민의힘은 1곳의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았던 서울시장 선거는 <방송 3사>와<JTBC> 출구조사 기준으로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소 10곳 이상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ㄴ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민의힘의 패배가 확실시되는 모습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중도층 확장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선거 초반 오 후보를 비롯해 서울시당에서는 절윤(윤석열씨와의 절연)하지 못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지난달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 후보와 함께 '청계천'을 방문하면서 '보수 결집'을 꾀했습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구를 찾아 보궐선거 격전지로 불린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 사격했습니다. 또 1일에는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아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국민의힘 구청장 등에 힘을 실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등판했습니다. 지난달 2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후 진주→부산→울산→강원→문경→경남→대구 순으로 총 6차례 지원 유세를 나섰습니다. 야권 일각에서는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공동선대위원장급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행보를 '보수 결집'을 이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당내 의원들의 회의적인 목소리도 동시에 나왔습니다. 당내 한 소장파 의원은 당이 잘못된 과거에 기대는 모습이 장기적으로 보수 재건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란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3연패 국민의힘…보수 재건도 '난망'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을 차지했지만, 4년 만에 지방권력 대부분을 잃게 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이번 패배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잇달아 패배하면서 3연패 수렁에 빠졌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누적된 민심 이반이 결국 전국 단위 선거마다 확인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로 인해 당 지도부의 책임론과 보수 재건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넘어 지도부 붕괴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의 탄핵 후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심의 심판이 출구조사로 확인되면서 지도부 총사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입니다. 공천 책임론부터 탄핵 책임론, 수도권 궤멸의 책임론이 한 번에 분출되면 친윤계와 비윤(비윤석열)계, 당권파와 비당권파, 영남권과 수도권의 의원 간 충돌도 전면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수 재건의 경로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국민의힘에서 기대를 걸었던 대구와 경북에서도 패배가 현실화된다면 '영남 자민련' 수준으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국민의힘을 대체할 보수 정당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국민의힘의 참패가 보수 진영 전체를 흔드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보수정당의 생존 위기를 확인시킨 선거로 이번 지방선거가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대구를 가까스로 지킨다고 해도 단순한 패배를 넘어 보수의 핵심 지지 기반마저 흔들렸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지도부 교체 수준을 넘어 당의 정체성과 노선, 인적 구성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국민의힘이 혁신의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권 심판이 아니라 보수 진영 재편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